[prologue] 여행준비
-처음.
나이 오십이 넘어 첫 해외여행. 첫 유럽여행이 아니고 첫 해외여행. 여권을 처음 만들었다 ㅋㅋ
남들 다가는 해외여행을 난 왜 이제 가는 거지? 여행준비를 하며 나도 궁금해짐~
40대 초반까지는 먹고 살기 바빴고, 그 후로는 개인사정으로 비행기를 탈 수 없었다.
그래도, 그래서, 꼭 유럽이어야 했다. 프이독 3개국이거나 그 중 한 나라여야 했다.
-준비물리스트
장황하고 세심한 리스트를 표로 만들고, 행여 빠진 게 없나 챙기고 또 챙김.
안 가져갔어도 됐을 물품을 기억해두면 다음 여행에 도움이 되겠다.
-필요 없었던 여행준비물
1.접이식 전기포트.
컵라면과 햇반, 3분짜장, 믹스커피... 필요하긴 한데 패키지여행에서는 없어도 무방할 듯.
하루 3식이 잘 나오고 저녁에 술도 한잔씩 해서 별도의 간식이 필요 없었다.
2.교체용 샤워기헤더.
석회수가 나오는지 신경 쓸 겨를이 없다. 포장도 뜯지 않고 가져옴. 환불은 안됨.
3.필요이상의 의류
여름이라 땀이 찰뿐, 특별히 때가 탈 일을 없다. 페브리즈를 뿌려 밤새 말려서 상하의 컬러 조합을 바꾸는 식으로.
다음여행에서는 잘 어울리고 좋은 옷만 최소한으로 가져가는 게 좋겠다. 기내용 캐리어 1개로 가능할수도...
-결과적으로 패키지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가이드'다.
경험 많고 믿을 수 있는 유능한 가이드, 친절하고 양심적인 가이드를 만나면 여행의 많은 부분이 신속정확하게 해결되며 여행이 풍성해진다.
천운이었을까!! 이번 여행에서 나는 그런 가이드를 만난 듯하다.
내가 첫 여행이어서 비교할 다른 가이드가 없으므로 이런 결론에 쉽게 이른 걸까. 그건 아닌 듯.
나야 첫 여행이지만, 그동안 집사람은 나를 떼어놓고 얼마나 다양한 세계를 돌아다녔던가.
여행 중에 그리고 귀국해서 집사람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최경균 선생님은(이하 최선생님)는 대단히 유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그래서 다음 여행에서도 함께 하고 싶은 훌륭한 가이드였다.
[1일차] 6월 13일
인천공항 - 아시아나 직항 - 마르코폴로 공항 - 베로나 - 모데나호텔
-비행
13시간 정도의 비행. 텀블러를 가지고 타면 편하다. 물이나 커피를 승무원에게 따라달라고 해서 편히 마실 수 있다.
영하 50도의 상공을 비행하니 상당히 춥다. 아시아나에서 제공하는 얇은 담요로는 부족.
다음 여행에서는 보온에 신경에 써야할 듯.
-줄리엣의 집
창문을 열어다오. 줄리엣의 그 창가. 줄리엣 동상. 다음 여행에서는 밤에 와봐야지~
최선생님의 도움으로로 줄리엣의 집이라는 상점에서 기념품을 샀다.
처음이라 엄두가 안 났는데 친절하신 최선생이 물건을 고르고 계산하는 전과정을 함께 해줌.
물고기를 잡아준 것이 아니고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줘서 이후로의 쇼핑은 혼자 할 수 있게 됨.

-베로나아레나
이탈리아에서, 아니 유럽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 오페라페스티벌이 열리는 베로나아레나였다.
지금은 시즌이 아니었지만 겉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감격이 밀려옴.
언젠가는 꼭!! 저 베로나아레나의 밤하늘아래 촛불을 켜고 '투란도트'나 '아이다'를 볼 생각이다. 반드시!!!

-모데나의 파바로티. 그 모데나에서 저녁 먹고 숙박.
베로나아레나 촛불에 이어 파바로티가 모데나 사람이란걸 배움.
최선생님이 굉장히 해박하다.
이탈리아의 역사와 정치경제, 문화예술, 기라성 같은 도시들의 매력과 거기 얽힌 사연, 교육이나 의료 등 실행활에 이르기까지...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이다.
첫 여행이라 일정을 따라가고 사진을 찍기 바빴지만 다음에 기회가 되면 노트를 준비해서 패키지기간동안 메모를 꼼꼼히 하면 제법 많은 지식이 쌓일 듯하다. 내용을 전달하는 표현력도 재미나고 힘이 있어 귀동냥하는 부분이 상당하다.
[2일차] 6월 14일
모데다호텔 - 친퀘테레(마나롤라) - 피사 - 몬테카티니테르메 호텔
-친퀘테레. 5개 마을 중 마나롤라. 인스타에 엄청 나오고, 카톡 프사에도 많이 나오는 그 마나롤라. 나도 바로 프사 바꿈 ㅋㅋ
기차를 타고 가야한다. 덕분에 이탈리아 기차도 체험.
이 또한 최선생님이 이동 중에 설명을 자세히 해준다. 버스에서 잘 시간이 없음 ㅋㅋ

-피사. 엄청 더움. 기념품이 유독 싸다. 득템할 찬스.
가는곳마다 최선생님의 정보원들이 포진. 이곳의 심복들은 충성파인 듯. 당일 활동중인 소매치기를 찝어 준다.
영화제목처럼 '귀여운 여도둑들' ㅋㅋ

[3일차] 6월 15일
몬테카티니테르메 호텔 - 시에나 - 발도르챠 - 몬테풀치아노 - (로마근교)프로시노네 호텔
-시에나. 고색창연함.

-발도르챠. 여기 사진을 지인들에게 보여주니 하나같이 글라디에이터 이야기다. 난 안봄.
세계적인 장관을 배경으로 최선생님이 일일이 한팀씩 사진을 찍어준다.
갤럭시폰으로 찍어준 버스트샷(점프샷)은 인생사진!!

-몬테풀치아노
와인 시식. 음... 구매하기에 애매하다. 패스~

-호텔. 로마는 아니고 로마근교다.
로마출입에 걸리는 시간을 아끼고 다음 여행지인 나폴리나 피렌체에 가까운 곳으로 잡은 듯.
이곳에서 3박을 해서 아침마다 짐을 싸지 않아 편함.
[4일차] 6월 16일
프로시노네 호텔 - 폼페이 - 소렌토 - 포지타노 - 아말피 - (로마근교)프로시노네 호텔
-폼페이. 그늘 없이 뜨거워서 다소 힘들었다.이곳의 역사강의는 상당히 깊고 구체적이다.

-소렌토절벽에서 바라본 나폴리만. 장관이다. 아말피 가도는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ㅎㅎ
최선생님이 단체 강제급식한 샤베트. 무조건 먹어야한다고... 아마도 더위때문인 듯.
비용에 포함되지 않은 것 같은데.. 사비로 사준걸까.. 그야 내 알바 아니니 맛있게 먹음 ㅎㅎ

-드디어... 소렌토에서 포지타노를 거쳐 아말피에 이르는 아말피가도.
이탈리아에서 여기가 최고인 듯. 어쩌면 세계에서 최고일지도...
여기서도 멋진뷰를 보며 과일 먹는 시간이 있다.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분명 두가지 과일을 먹었는데 뭘 먹었는지 기억이 안남 ㅎㅎ

포지타노

아말피해변과 마을에서 자유시간이 있다.
'태양은 가득히' 마지막 장면에서 알랭들롱이 '가장 좋은걸로' 칵테일을 주문한 그 해변에는 지금도 선남선녀가 태닝을.....하고있었다.... 강추!!

[5일차] 6월 17일
프로시노네 호텔 - 바티칸 - 로마 - (로마근교)프로시노네 호텔
-바티칸 박물관, 시스티나 성당, 성베드로성당
사람이 엄청 많다. 두 번이나 길을 잃음. 정신이 없다.
입장권인증샷을 찍는 아테네학당에 갔던가...안갔나?...정신이 없다 ㅎㅎ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와 '최후의심판'이 있는 시스티나 예배당은 촬영금지.
살짝 몰카라도 찍고 싶었는데 이부분은 최선생님이 단호했다.
아마도 중국사람들처럼 몰카를 찍거나 규칙위반을 안하는 대신 그렇게 얻은 신용으로 빨리 입장하게 해주는 일종의 크레딧이 쌓인 듯 하다. 협조할건 확실히 협조하고 대신 빠르게 입장하는 반대급부를 받는다. 이런 흐름인 듯.
바티칸 입장도 시스티나 입장도 최선생님의 경험과 능력으로 속성해결.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었다.
성베드로성당의 피에타가 보수중이어서 볼 수 없었음. 이번 여행에서 가장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래저래 다시 올 수밖에 없는 이탈리아!!

-로마 벤츠투어
폭염속 차량이동 후 간단히 맛보기하는 식으로 진행. 8인승 벤인데 7명씩 탔다.
여러곳을 정해진 시간에 돌려면 이렇게밖에 할 수 없을듯.
다음 자유여행에서는 로마와 바티칸만 보는데도 며칠이 걸릴 듯하다. 당연히 로마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
팡테온

트레비분수

스페인계단

대전차경기장

포로로마나

독립기념관

콜로세움

-무더위속의 5일차 일정은 6시쯤 일찍 끝남. 모처럼만의 여유... 푹 잤다~
이 호텔은 아침마다 닭우는 소리가 정겹다. 크로와상이 맛있는데 많이 먹으면 눈치줌. ㅎㅎ
인원수에 따라 정해진 분량을 만들었는데 한사람이 두세개씩 먹으면...차질이 생길테니...
그럴수도 있겠다.
[6일차] 6월 18일
프로시노네 호텔 - 피렌체 - 베니스 호텔
-드디어 피렌체. 피렌체는 별처럼 많은 이름들로 유명하지만 내게는 베아트리체의 도시.
피렌체 가는 길에 한국인부부가 운영하는 상점에 들러 쇼핑을 한다. 발사믹식초와 비누를 샀는데 식초는 국내배송이 된다.
카톨릭과 단테, 그리고 오페라의 나라 피첸체. 그중에 하나를 뽑으면 단테다.
자기 연인을 천년 넘게 역사에 남겨준 사람!!
그가 쓴 '신곡'은 단테의 작품일까, 베아트리체의 작품일까?!!?

-미켈란젤로의 언덕. 여름에 가면 그늘이 없어 땡볕이다.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만난 그 베키오 다리가 보인다.
베키오다리, 그 감격과 의미로 이번 여행의 모든 비용은 본전을 뽑은 듯. 여한이 없다!!
가을에 오면 좀 더 여유롭고 쾌적하게 피렌체 전경을 볼 수 있겠다.

-시뇨리나 광장에 다윗동상과 구찌 매장이 있다.
이탈리아 브랜드인 구찌나 프라다, 페라가모 중에 집사람 선물을 사고 싶은데... 맘에 드는 제품이 없다.
구찌는 피렌체에서 사야하는데...
그렇다고 무리하지는 않기로...
구찌는 국내매장도 직원들이 친절하니 한국 가서 백화점에서 사도 될듯하다.

[7일차] 6월 19일
베니스 호텔 - 코르티나탐페초(돌로미티) - 미주리나 호수 - 베니스호텔
-알프스면적의 반이 이탈리아 국토에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배움.
여행은 이래서 겪음이고 배움인가!!
돌로미티는 이번 여행을 통해 첨 알게 된 곳이다.
코로티나 탐페초에서 케이블카를 두 번 타고 올라가 돌로미티산맥의 가장 절경을 바라보는 코스.

코로티나 탐페초에서 본 돌로미티

-고소공포와 공황장애가 심해 아말피가도에 이어 두 번째 공황, 보다 큰 공황을 겪다.
20분여분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돌로미티를 바라보며 누워있었는데, 세상일이 다 그런것처럼, 무엇도 시간을 이기지 못하니, 무너져 죽을 것 같은 공황도 지나갔다. 공황이 나를 지나간걸까, 내가 공황을 지나온걸까... 매번 궁금하다.
케이블카를 타기 전. 최선생님은 내게 와서 말을 걸어주고 컨디션을 체크하고, 지인중에 공황장애가 있는 덩치큰 건장남 이야기를 대중에 설파하며 내가 혹시 케이블카안에서 망가지더라고 나의 못남이 아니라는 밑밥을 깔아주려는 것 같았다. 세심하고 깊은 배려. 절박한 시간에 큰 힘이 되어준 최선생께 빚진 마음이 크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 산중턱에서 약을 먹고 쉬고 있을 때도 가까운 발치에서 전체를 조망하며 우리 일행을 돌보던 최선생님이 클리프행어에 나오는 베테랑 알피니스트처럼 믿음직스러웠다 ㅋㅋ
도봉산 칼바위도 장엄한 대자연이라 생각했는데 돌로미티를 봐버렸으니... 어떻게 하나!!

-마조리나 호수
호수와 설산을 함께 볼 수 있는 편안한 곳이다. 자유시간에 먼산과 물결을 보며 마음을 편히 할 수 있다.
휴대폰 신호도 강해 페이스톡도 가능!!
이곳에서 숙박을 하고 호수에서 새벽을 맞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게 된다.
이동하는 차안에서 유키 구라모도의 '레이크 루이스'를 틀어준다.
최선생님의 선곡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돌로미티에서는 '한계령'그리운 금강산'..
쏘렌토에서는 '돌아오라 쏘렌토로'
아말피에서는 '태양은 가득히'... 모르는 남국의 깐소네들...

-베니스 호텔 이틀째.
힘겨웠던 시간들. 아말피 가도와 돌로미티 케이블카가 지나가서 맘이 가벼웠다.
호텔에 딸린 바에서 와인을 먹는데 서비스해주시는 할머니에서 혼났다. 의자에 발을 올리고 앉았다고...
이탈리아에서의 마지막밤.
막상 내일 떠나려니 아쉽고 슬프다 ㅎㅎ
잠을 설침~
[8일차] 6월 20일
베니스 호텔 - 베니스 - 마르코폴로 공항 - 아시아나 직항
-수상택시를 타고 베니스에 들어감. 장관이다. 입이 떡 벌어지는 ㅎㅎ.
패키지 상품인 경우 일행이 여려 대에 나눠 타니, 서로서로 찍어주면 좋은 영상과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곤돌라. 역시 명불허전!!
젊은 뱃사공이 미남이고 호쾌하며 셀카를 찍노라면 뒤에서 브이를 해주는 센스도 있다 ㅎㅎ

-산마크로광장, 두칼레 궁전, 카페플로리안. 그리고 디올.
세계최고의 광장 답게 멋지고 웅장하고 당연히 사람도 많다. 나중에 오면 베니스만 보기에도 며칠 걸릴 듯.
광장 바로 옆 골목에 명품샵들이 있다.
팬디와 샤넬, 에르메스를 거쳐 디올에서 맘에 드는 신상을 찾음. 국내매장보다 훨씬 친절하다. 가격도 착하고.

-마르코폴로 공항.
여기서도 최선생님이 다 도와줌. 공항2층까지 여행자들과 같이 가서 리펀드까지 직접 챙겨준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된다. 정말 패키지여행의 핵심은 '좋은 가이드'가 알파와 오메가인듯!!
공항으로 가는 버스에서 그동안의 여행을 (시험전날 최종써머리하듯) 하루하루 짚어가며 리뷰해주고, 공항에서는 한팀한팀 작별인사와 악수를 한뒤, 짐을 붙이고 탑승장으로 가는길까지 안내해준다.
최선생 같은 경험 많고 유능하고 친절하고 배려 깊은 가이드를 만나지 못했다면, 나의 첫 해외여행은 도중에 중단되었거나 안 좋은 인상을 가진채 끝났을 공산이 크다.
나 또한 여행내내 삼십여명의 다른 고객을 돌봐야하는 최선생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최대한 신세지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어쩔 수 없이 수차례의 도움을 받아 그분의 시간과 노동을 과도하게 뺏은게 아닌지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9일차] 6월 21일
인천공항 귀국
-귀국길은 출국때보다 2시간정도 짧은 비행.
갈때는 13시간인데 올때는 11시간. 왜 두시간 짧은지 비행기에서는 설명해주지 않았다 ㅎㅎ
세관에 디올가방과 샤넬향수에 대한 자진신고를 하고, 하라는 대로 돈을 내고 집에 왔다.
이탈리아 여행인데 프랑스선물이 됨. 다음 여행에서는 반대로 하면 되겠다.
[epilogue] 총평
-말할 수 없이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일생의 숙제를 감당하게 해주고, 다음 여행에 대한 희망도 갖게해 준 여행사의 좋은 상품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특히 모든 여행의 과정에서 길잡이가 되어준 '최고의 가이드' 최경균선생님께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좋은 가이드를 만난서 너무 만족스럽고 다행스럽네요. 감사의 마음 지울 수 없습니다.
-관광대국 이탈리아. 국가와 도시의 내공은 어떻게 형성 되어 후손을 먹여살리는지.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이탈리아를 동경하고 선망하는지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이탈리아를 가서 그 부분을 더 깊고 넓게 배우고 느껴야겠습니다.
다음번에 패키지여행을 또 가게 되면. 그때도 참좋은 여행사. 또 최경균선생님과 같이 하고 싶습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행여 '안 좋은 고객'을 만나도 상처받지 마시고~
다시 만날때까지... 못만나면 이태리현지에서 연락이라도 주고 받을 때까지... 건강하십시오.
참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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