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기
여행을 다녀온 고객분들의
솔직한 여행 이야기

편부장님과 나트랑에서 달랏까지

구분/지역 : 패키지 > 동남아

작성일 : 2024.10.28 작성자 : 김** 조회수 : 1004

나트랑에서 달랏까지


딸과 사위 손자의 배웅을 받고 짐을 부친 후, 사위가 예약한 인천공항 마티나 라운지로 갔다.
비행기 타기 전, 마티나 라운지에서 파스타와 숙주 돼지고기볶음을 배부르게 먹었다. 화이트, 레드와인, 생맥주를 마시고는 안마기에서 마사지를 하고 탑승구에 와서 비행기를 타려고 기다렸다. 사위와 딸이 무척 고맙다.
8시 55분에 인천공항을 출발한 이스타나 항공기는 불안전한 기상 탓에 예정시간을 넘어 새벽 2시 40분이 되어서야 나트랑공항에 도착했다.
인천공항과는 달리 나트랑공항은 허름했다. 옛날 우리네 버스터미널의 풍경이 떠올랐다. 짐을 찾는 데 한참이나 걸렸다.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탓에 느긋이 입국 절차를 하는 베트남 공항 직원의 행동이 어색하게 느껴진다. 우리 일행을 마중 나온 가이드편부장은 간식과 함께 빨간 장미 한 송이를 주면서 반기는데 무척 친절하다.
여행 기간 동안 14명이 같이 다니는데, 공교롭게도 대부분이 비슷한 또래의 부부들이다. 그중에는 대전에서 온 분들도 있어서 반가웠다.
새벽 세시가 되어 숙소에 들었다. 호텔은 생각보다 깨끗하고 창밖으로는 나트랑의 드넓은 바다가 바라다보였다. 6시부터 조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해서 5시 30분에 알람을 맞춰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잠자리가 쾌적한 탓에 불과 두 시간밖에 못 잤는데도 상쾌하다. 조식은 베트남 칼국수와 빵, 커피 등으로 배부르게 먹고는 나트랑시내관광에 나섰다.
첫 코스로 '나라의 여신' 포나가르사원에 도착했다. 붉은 벽돌로 쌓아놓은 포나가르사원은 웅장하다. 사원을 돌아본 후에 롱선사에 들렸다.
롱선사는19세기 말에 지어진 불교 사찰이다. 절 뒤로 언덕 위에 연화좌에 거대한 백불상이 있다. 높이 14m의 이 좌불은 나트랑 시내 전역에서 보일 정도다.
이곳에서는 나트랑 시내와 주변 관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152개의 돌계단의 본존불상은 탑의 입구에서 위로 올라가며, 나트랑시를 내려다볼 수 있는 좋은 전망대로 이용이 된다.

롱선사에서 나와 마사지를 받았다. 두시간 동안 정성을 다하는 마사지를 받고 나니 피로가 싹 풀린다. 마사지를 받고서는 음식점에서 분짜를 배부르게 먹었다. 하노이에서 애용되는 분짜는 분이라는 쌀국수를 새콤달콤한 국물에 담갔다가 꺼내 먹는 국수로 우리나라의 메밀국수와 비슷하다. 국물은 느억 맘(Nouc Mam)이다. 국수 이외에 숯불에 구워낸 고기완자와 야채를 고명으로 추가하여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달랏으로 간다.
이름들 중 유일하게 라틴어가 어원인 도시 달랏은 "어떤 이에게는 즐거움을, 어떤 이에게는 신선함을" 이라는 라틴어를 줄여서 프랑스인들이 달라트 (Dalat)라고 부른 것이 달랏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달랏으로 가는 길은 마치 강원도 한계령을 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험준한 산길에, 산 위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폭포를 이루어 장관이다.
달랏으로 가는동안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진풍경을 바라보며 편 부장의 재치 있는 말솜씨와 해박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금세 달랏에 도착했다. 해발 이천 미터가 넘는 달랏은 편 부장의 말에 의하면 사람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곳이라고 한다.
달랏에 도착해서 지프를 타고 유네스코 세계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랑비앙산을 관광했다.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이십여 분을 가니 멋진 랑비앙산이다. 랑비앙산꼭대기에서 산 아래 달랏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가히 절경이다.
마침 해가 질 무렵이라 랑비앙의 풍경은 더욱 환상적이다. 랑비앙에서 사진을 찍고, 커피를 마신 후 다시 달랏 시내로 내려와서는 한국인이 경영하는 삼겹살집으로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베트남에서 웬 삼겹살? 했는데,
여태껏 먹어본 삼겹살 중에 최고다. 고기도 맛있고 상추가 어찌나 신선한지 베트남 전통술과 곁들여 배부르게 먹었다. 일행들과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니 금세 십년지기 친구가 되었다. 말을 나누다 보니 일행 중에는 대학 후배도 있고, 아내의 고등학교 후배도 있고다. 세상은 넓고도 좁다는 생각이 든다.
30도의 술이 술술 넘어가고 해가 어둑어둑해질 무렵, 음식점에서 나와 우리나라 코끼리열차와 비슷한 전동차를 타고 달랏의 한가운데 있는 쑤언흐엉 호수를 돌았다.

호수를 한바퀴 돌고는 달랏 전통시장으로 갔는데 인산인해다. 이렇게 많은 인파를 본 것은 처음이다. 편 부장이 여자들에게 숄을 하나씩 선물했다.
편부장의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 겨우 비집고 다녀야 할 만큼 복잡한 시장을 거닐다 숙소로 왔다.
숙소는 기대 이상으로 훌륭했다. 임페리얼호텔 5성급으로 우리나라 일류 호텔 못지않게 깨끗하고 직원들이 친절하다.
여행을 하다 보면 숙소와 음식이 좋으면 여행이 즐겁다는 것을 느낀다. 지난번 동유럽을 갔을 때는 숙소와 음식이 좋지 않았고 날씨는 무더워서 힘들었는데, 이번 베트남 여행은 숙소도 좋고 음식도 맛있고, 우기임에도 날씨가 화창하여 여행이 무척 즐겁다.


편안한 잠자리에서 잠을 푹 자고 일어나니 4시 반이다. 서둘러 나갈 채비를 했다. 7시 10분에 가이드가 온다 하니 그전에 식사를 해야 했다. 뷔페식 호텔 음식은 우리나라 좋은 호텔 뷔페식 못지않게 맛이있다.
아침부터 배부르게 먹었다. 잘 자고 잘 먹으니 여행이 즐겁고 마음이 편안하다.
물이 너무 맑아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다딴라폭포로 갔다. 레일바이크를 타고 폭포가 있는 곳으로 가는데, 울창한 숲에서는 새들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가파른 산길을 레일바이크로 내려가다보니, 앞선 일행의 비명소리에 지레 겁을 먹고 바이크의 브레이크를 밟았다.
구불구불 가파른 숲속을 내려가는데 눈앞에 펼쳐지는 다딴라폭포의 웅장한 모습, 계곡에서 흰 물결을 치며 끝없이 쏟아져내려오는 폭포가 장관이다.
일행들과 사진을 찍고는 호수에서 보트 투어를 한 후, 진흙으로 만든 갖가지 조형물이 장관인 진흙 마을로 갔다. 동행한 베트남인 가이드 융은 우리 일행을 따라다니며 열심히 사진을 찍는다.
진흙 마을에서 나와 가까이에 있는 죽림 서원에 들렸다가 케이블카를 탔다. 케이블카를 타고 가다 보니 달랏의 평화로운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울창한 숲 위로 케이블카가 지나가는데, 얼마 전, 춘천에서 케이블카를 탔던 기억이 난다.
편 부장의 말에 의하면 케이블카는 독일 사람이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꽤 긴 시간 운행을 했다. 점심은 샤부샤부로 배부르게 먹었다.
이번 여행은 숙소가 너무 좋다.  좋은 호텔에서 편안하게 자고 호텔에서 일행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무척 즐겁다. 또 매끼 식사가 맛있다.
점심을 먹은 후 천국의 계단이 있는 커피숍에서 사진을 찍고 커피를 마신 후, 비운의 황제 바오다이의 별장으로 갔다. 바오다이 황제는 베트남 제국 응우옌 왕조의 마지막 황제이자 허수아비 군주로, 베트남의 마지막 국왕이다.
황후로는 남프엉황후가 있는데 미인이었다고 한다. 마지막 황제였으나 묘호나 시호는 받지 못했고, 보통 연호를 따서 바오다이 황제나 말제로 불린다.바오다이는 그렇게 무능한 인물이 아니었지만 프랑스의 식민지 국가의 허수아비 군주로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고 한다.
바오다이별장에서 나와 림프억사원로 갔다.
림프억사원에서는 지옥 경험을 했다. 림프억사원은 1952년 완공된 불교사원으로 색유리와 도자기 조각을 모자이크 한 외관이 아름다우며 대웅전 안에는 부처의 일화를 그린 모자이크 부조 12개가 벽면을 둘러싸고 있고 가운데에 거대 불상이 있다.

사원에서 무시무시한 지옥의 방을 경험하고, 달랏 역과 달랏 대성당으로 갔다. 달랏역은 옛날 프랑스가 지배했던 시절에 지어졌다고 하는데, 오래전에 지어진 건물인데도 꽤나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저녁은 어제 삼겹살을 먹었던 음식점에서 김치찌개를 먹었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밥을 한 그릇 더 먹었다.
마침 일행 중에는 결혼을 앞둔 에쁜 아가씨가 있는데 엄마와 함께왔다. 편 부장이 그녀의 생일과 11월에 있을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케이크를 준비하고, 우리 일행이 다 같이 축하송을 불러주었다.
유독 그 아가씨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갖는 편부장이 의아했는데, 나중에 그 이유를 알고는, 나는 오랫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내 곁에 있던 아내는 눈물을 흘렸다.
숙소 호텔에 와서 함께 한 공무원으로 퇴직한 나와 동갑네 부부와 호텔 앞 혁명광장에서 맥주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분들 덕분에 여행이 더욱 즐거웠다.
여행을 하면서 생전 처음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 일은 무척 즐겁다. 그분들 내외와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된것이 기뻤다.
또한 세자매와 동서분들이 어찌나 인품이 선하고 좋으신지 마음속으로 무척 부러웠다. 신혼부부는 우리 여행의 큰 활력소가 되었고, 결혼을 앞두고 어머니와 함께한 모녀의 다정한 모습은 참 보기좋았다. 너무도 소중한 분들이다.



넉넉히 시간을 갖고 조식을 먹은 후, 편 부장이 안내한 노니 침향 판매소를 들린 후, 달랏의 파파로 불리는 김진국 교수가 살았던 달랏 킴베우 커피점으로 갔다. 1945년생인 김진국 교수는 달랏에 정착을 하게 되고 베트남에 있는 비닐하우스 발전을 시키는데 큰 공을 세웠다.
달닷에 비닐하우스를 통한 화해 단지뿐만 아니라 각종 채소와 딸기 재배 등을 통하여 고소득을 창출하면서 달닷의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를 하여 달랏에서는 베트남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호찌민 대통령 다음으로 존경받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점심을 배부르게 먹고 잡화점으로 갔다. 잡화점에서 상인의 말을 듣다 보니 만병통치약 아닌 것이 없다. 잡화점에서 나오는 이마다 양손 가득 한 보따리다. 아내의 손에도 이것저것 한 보따리다. 이제 나트랑으로 다시 간다. 달랏에서 나트랑까지는 서너 시간 걸린다. 우리를 태운 승합차는 어둠을 뚫고 나트랑으로 향한다.
나트랑에 와서 저녁을 맛있게 먹고, 나트랑 재래시장으로 가서 투어를 하고는 나트랑 해변에서 그동안 함께한 일행들과 흑맥주와 피자를 곁들인 만찬을 했다.
파도가 치는 해변에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하얀 물보라를 밀고 왔다가는 다시 밀고 간다. 어둠이 깔리는 해변에서 생맥주를 마시는 낭만이라니.....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을 멋진 추억이다. 편 부장이 고맙다.
해변에서는 불꽃놀이와 가수의 공연이 흥을 돋우고, 맛있는 피자를 먹다 보니 배가 부르고 일행은 비행기 시간에 맞추어 공항으로 향했다.


 
*에필로그

사위가 예약한 나트랑공항 썬코스트라운지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비행기는 연착이 된다고 한다. 5일 동안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내 인생 최고로 즐거운 여행이었다.
좋은 숙소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아내와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나트랑에서 달랏으로 ,14명 일행들과의 여행은 꿈을 꾼 듯 지나갔다.
성품이 온순한 세 자매 부부와 결혼을 앞둔 예쁜 아가씨와 엄마, 성품이 좋아보이는 신혼부부, 그리고 공직생활을 마친 나와 동갑내기 부부와 우리 부부, 그리고 우리를 위해 고생한 편 부장님과 베트남 가이드 융, 여행내내 고생한 운전기사와 또 함께한 편부장의 친구들 두 분, 그들 모두가 그립다.
여행을 마칠무렵, 버스 안에서 편 부장이 울먹이며 한 말이 우리의 심금을 울렸다. 편부장이 우리에게 인사를 하고 떠나간 뒤, 나는 멍하니 차창 밖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 담긴 아픔과 슬픔을 잊을 수가 없다.
베트남인 융은 내 딸과 나이가 비슷했다. 그 젊은 나이에 혼자서 아이를 키운다고 하니, 마음이 아팠다.
편부장과 융의 앞날에 하나님의 축복이 늘 함께하시길 기도한다. 나트랑공항에서 융은 아내와 포옹을 하면서 연신 고맙다고 한다.
무척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었다. 그러나 잠시 만났던 좋은 이들과의 이별은 눈물나게 슬프고 아팠다.
'나트랑에서 달랏까지'
즐겁고도 행복한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