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기
여행을 다녀온 고객분들의
솔직한 여행 이야기

김웅범 인솔자(가이드)님을 칭찬합니다

구분/지역 : 패키지 > 중국

작성일 : 2024.06.21 작성자 : 정** 조회수 : 2496

안녕하세요?
 64~69(56), ‘장가계/원가계/천문산/천자산/보봉호’(대한항공)’, 처남 부부와 함께 다녀온 강릉 초당동 김현진 정완철 부부입니다.
 인솔자 김웅범 님참고자료를 인쇄 준비해 주신 참좋은여행사’ 담당자 님그야말로 언제 어느 때 가도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는’ 특별한 여행깊이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탄성과 환희감동과 즐거움을 함께 나눈 일행분들도안전하게 귀향하여 푸욱 쉬시고 계시겠죠서로서로 편안하게 배려빼어난 세계의 명승절경 속의 잔도함께 한 여행의 여운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고 있군요.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생각 깊은 남다른 인솔명쾌한 판단력을 겸비한김웅범 인솔자님덕분에 매우 인상적이고 유쾌한 여행이었습니다.
 풍부하고 솔직한 '여행 경험담'과 귀한 '인생 이야기', 중국의 한약도덕경관상학그들의 민족성 등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며 가족처럼 즐긴 가뿐한 여행, 상대편의 장점을 인정하고바라보는 긍정적인 선한 마음마주하는 대상의 입장과 마음을 알아주는여유로움과 자신감 또한 웅범’ 님에게는 넘치고 있었지요자랑스럽습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누리는 기쁨가진 것에 만족할 수 있는 넉넉함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경쟁하지 않고도 다 같이 잘 살 수 있을 거라는 바람 등도 인솔자 님에게서내가 새로이 깨달아가는 것들이었어요.
 여행지를 부지런히 오가며팍팍한 여정에도 무엇 하나 더 챙겨주려는 알찬 노력더욱 편안한 여행을 하게 하였습니다덕택에 이 세상 어디를 가든그곳에 알맞은 언어와 대화때 묻지 않은 미소일상을 벗어난 자연스러움그 순박함이 매일매일 나를 새롭게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깨달았습니다.
 출국 전 준비비행기 탑승챙길 것과 피할 것현지 날씨 등을 소개하고지역을 이동하는 중에도구간 이동시간과 방법승차 위치심지어 한식집식자재지역 상징과 특징주의할 점 등을 미리 공지불편함이 없게 알뜰살뜰 챙겨, 힘든 일정이었지만 많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웅범’ 님은 현재에 충실하고 개척동행자와 행복한 여행의 을 공유한 여행사의 빛나는 진주라고 생각합니다특히 여행지의 교통상황관람객이 많아 시간지연이때마다 발휘되는 기지가히 전광석화’, 시간 절약의 대명사라고나 할까★★ 더욱이 밤낮의 날씨 또한 하늘이 베푼 은총이었습니다.
 한편이번 여행의 본체는 하나의 큰 생선 뼈다귀에 지나지 않는다며그 앙상한 뼈 하나하나에 살을 붙여통통하게 먹음직한 살집덩이로 만들어가는 것이 자기 본연의 임무라는이 싱싱한 비유여행 분위기는 점점 살지게 무르익어 갔습니다.
 순박하면서 영특함자그마한 어려움이라도 토로하는 즉시해결 방법을 제시웃음을 만들어낼 수 있는 소소한 판단력 또한 칭찬합니다. ‘군계일학(群鷄一鶴)’입니다.
 또 하나 배운 점시간과 관계없이 작은 물음에도 빠짐없이 잊지 않고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설명해주는 성의는 놀랍고 고마웠습니다.
 출발부터 도착까지즐거운 여행 기억을 선물하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며안전하고 편안한 여행을 기획총괄도착 현지의 사회문화역사 등의 정보들도 알기 쉽게 제공충분한 '도움'과 '안내'를 받았습니다김웅범 님을 거듭 칭찬합니다.
 ‘웅범’ 남은 올해도 복 많이 받으셔서 앞날에 더욱 발전과 영광가정에 행운이 반드시 따를 것을 굳게 믿으며더불어 기원하겠습니다.
 ‘참좋은여행사’ 담당자 님과 여행에 동행하신 일행분들께서도뜻하시는 일마다 두루두루 이루시고건강하셔서 길이 행복한 나날 이어지길 바랍니다행복했습니다.
 다시 만날 수 있는 인연을 기대하면서한결같이 우리의 여행길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준 웅범’ 님에게다시 한번 깊이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2024년 6월 10
 
                                                           강릉시 초당동에서 정완철 김현진 부부
 
2024년 6월 5일(수), 황룡동굴, 십리화랑, 천자산, 원가계풍경구, 공중전원
 
6월 4일(화)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KE163편'으로 19시 25분 이륙, '장가계 공항'에 22시경 도착, '김웅범' 님을 만났다. 안내를 받고 버스 승차, '장가계 대성산수호텔' 1031호실, 배낭을 내려놓았다.
 
세계자연유산 '장가계', 무협소설 속 무릉도원을 빼닮은 신선의 세계, 천고의 바다밑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장자지에'(장가계)는 후난성 서북부 무릉산맥에 자리한 중국 최고의 명승지, 첫 국가삼림공원이다. 그리고 1992년 세계문화유산에 포함되었다. 평균기온 16, 아열대 산원형 계절풍기후로, 소수민족인 토가족이 3분의 2를 차지한다.
수억 년 전 바다였던 석영 사암지대가, 지각변동으로 인해 땅 위로 돌출돼 올라온 곳이라고, '웅범' 인솔자(가이드)님이 늘 강조, 세계에 이런 웅장한 풍경구는 없을 것이라고 한다. 고개를 끄덕끄덕.
해발 500~1000m의 드넓은 지대에 야구방망이처럼 뾰족하게 생긴 봉우리가 3100여 개에 이른다. 석영 사암층과 운모 분사암이 교차되는 황토빛 봉우리들은, 바닷가의 수직절리처럼 날카롭고, 망치로 내리치면 부서질 듯한 봉우리마다, 푸르른 소나무가 듬성듬성 자라는 풍경이 압권이다.
대부분의 봉우리는 직접 올라가 볼 수 없고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전부지만, 웅장하면서도 따사로운 풍광은, 마치 무협소설 속에 나오는 무릉도원을 연상케 해 여행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우리의 여행일정처럼, 하늘 날씨의 크나큰 은총을 더하고 있으니, 이에 비할 '금상첨화'는 오늘 이후 더이상 쓰이지 않을 것만 같다.
 
'장가계 풍경구' 매표소엔 현지 관람객들이 꽤 붐빈다. 우리를 인솔하는 '웅범'님의 순간적인 재치로, 인적 드문 '황룡동()'을 먼저 관람하기로 결정했다, 순서의 변화, 그래도 모두 오늘 하루 소화할 수 있는 일정이니 시간은 충분하다. 생각을 바꾸면 여행도 즐겁다. 용맹무쌍한 덕장은 군사들의 사기를 올려준다고, 중국의 '삼국지연의'에도 오르내리는 문장인 것을ㅎㅎ '황룡동'엔 중국의 명주 저장고도 있다. 황금향 용트림도 할 수 있으리라.♡♣
읽은 내용으로는, 현지 청년들이 비를 피하려다 우연히 발견했다고 한다. 안쪽에 매우 거대한 굴이 있음을 알게되어 대대적인 조사와 개발에 착수, 이렇게 관광지로 선보이게 되었던 것이다. 
 
수직 높이가 100m에 달하는'황룡동' 내부는 모두 4개 층으로 되어있다. '장가계'가 기이한 규암 봉우리의 숲이라면, '황룡동'은 다채로운 종유석의 숲이다. 석회암에 지하수가 스며들면서 기기묘묘한 종유석을 창조해 냈다. 동굴 안엔 2 개의 강과 3 개의 폭포, 4 개의 연못이 흐른다. 먼저 배를 타고 깊은 동굴로 들어가면, 배에서 바라보는 종유석들이 모양도 다양하고 무척 화려하다.
특히 19m가 넘는 '정해신침'이 시선을 압도한다. 굵기는 두꺼운 곳은 직경 40cm, 얇은 곳은 10cm로, 다른 석순보다 두껍지는 않지만, 높이 만큼은 세계적으로 출중하다. 천장까지는 6m 거리를 두고 있다고 한다. 멀리서 보면 바늘처럼 가는 모양이 곧 부러질 것만 같다. 종유석이 1cm 자라는 데에 100년이 걸린다니 그저 신비로울 따름, 이렇게 길게 자란 종유석은 전세계에 드믈어서, 1억 위안짜리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는, 젊은 해설자의 설명이다. 길이 잘 보존되길 빌었다.♡ '서유기'에서 '손오공'은, 동해용왕이 바다의 깊이를 재는 데 사용하는 자, 즉 용왕의 종유석을 가져가 '여의봉'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여기 종유석이 그만큼 길고 귀한 것이라는 뜻이다.
'정해신침'은 혼란스러운 상황이나 중요한 일이 일어날 때, 질서정연하게 안정시키거나 민심을 안심시키며 일을 해 내는 것 또는 그렇게 하는 인물을 의미하기도 한다.
 
'황룡동''천하제일 대용동'으로 불리고, 총길이는 28km, 총면적은 48km², 높이는 167m이다. 물소리가 들리고 용궁, 밀궁 등 8대 중요 여행지가 있다.
동굴 안은 어둡고 습기가 많아, 특히 계단을 내려갈 땐 조심조심, 사뿐사뿐, 발끝과 뒤꿈치를 달랑달랑, 저기보이는 계단, 그야말로 누런 용의 등줄기처럼 펼쳐져 있다. 황룡의 입김과 체온을 실감하며, 감히 꿈에 등장하는 용의 은혜를 입는 기분으로, 더욱 겸허히 미끄럼을 신경쓰며 발걸음을 올겨갔다.
동굴 안 지하수가 흐르는 '향수하'라는 강으로 내려가는 계단이다. '향수하'는 총 길이가 2km, 깊이 6m, 연평균온도 16도 정도이다. '향수하'란 '음악이 흐르는 강'이란 뜻이다. '향수하'를 둘러보기 위해서는 배를 타야한다. 굽이굽이 감도는 물길과 깊고 아늑한 골짜기, 양쪽으로 다가오는 가파른 벼랑, 울창한 석순 군락지가 장관을 이루며 줄지어 서서, 불빛 받은 조명등 효과로 더욱 뽐내고 있다.
봄돠 여름철에는 발정한 도룡뇽이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소리가 어린아이의 울음소리와 흡사하여, 중국에서는 '어린아이 물고기'라 하여 '와와어'라고도 한다. '보봉호수'의 '애기고기' 울음소리와 같을 것이다. 워낙 천고의 자연이다보니 때묻지 않은, 순수한 '아기' 명칭을 붙여 마땅하리라.
'황룡동' 입구에는 지붕이 버섯 같은 건물이 있다. 화장실이었다.ㅎㅎ 아래의 사진이다.
 
'부처모자바위'로, 사랑하는 부부가 아기를 품고 있는 모습이다. ‘무릉원일대 둘러보기, 장가계 관광지구는 크게 4 개 구역으로 나뉜다. 장가계 삼림공원, 양가계 풍경구, 삭계욕 풍경구, 천자산 풍경구이다. '십리화랑' 산수화 속에 빠져들다. 총 길이가 4km에 이르는 협곡, 양 옆으로 펼쳐지는 기암괴석의 풍경이 아름답고 그 길이가 10리 정도 이어진다고 하여 '십리화랑'이다. 몇 개의 특징적인 봉우리가 눈길을 끈다. 구부정한 자세로 약초를 캐는 노인을 닮은 '채약노인 봉우리‘,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하다. 약초를 채집하기 위해 등에 대광주리를 지고 허리를 구부리고 다니는 노인, 약초를 한 짐 가득 캐어서 천천히 돌아오고 있는, 이곳 소수민족 '토가족'의 순박한 생활상을 연상하게도 한다.
 
'십리화랑'의 끝지점에서 정면을 보면 '세 자매봉'이 우뚝 서 있다. 첫째 자매는 아기를 안고 있다. 둘째 자매는 아이를 업고 있으며, 셋째 자매는 아이를 배고 있는 형상을 닮았다. 동굴이나 산속, 들판, 어디를 가도, 그곳에 걸맞게 자연 속 이름이 있어 여행은 한층 재미있다. 그 모양에 맞게 생각을 짜낸 남다른 노력과 기발함에도 감탄하며, 웃음을 머금고 감상하는 상상력 자극에도 고마움을 느낀다. '심리화랑'은 맑은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아름다운 꽃, 구름, 하늘, 기암과 괴석이 어우러진 천상의 조화라는 말이 가장 어울리는 곳이랄까? 자연이 주는 교훈에는 끝이 없다. 신선이 된 기분기분.♬★
바로 아래의 사진은 '약초 캐는 노인상'이다. 진귀한 약재가 가득 담긴 광주리를 등에 지고, 구부정하게 서 있는 노인의 형상을 한 봉우리이다. 자세히 보면, 얼굴에 엷은 미소를 머금고 시선은 산을 향한 채로,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십리화랑 풍경구'에서 가장 대표적인 얼굴격인 '세자매봉' 다음으로, 이 봉우리를 꼽을 만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했다. 자신의 건강은 물론, 가족의 생계를 위해 산을 헤매면서 산전수전,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외유내강', 그 참을성 있는 심경이 눈물겹다. 여행은 끊임없이 나를 새롭게 가르치고, 매일매일 또 다른 나를 만들어간다.
 
'선녀배관음'은 선녀의 무리가 관음보살을 배알하는 형상이다. '노인암'에서 오른쪽 산봉위리 위의 비경이다. 고통과 재난을 구원하는 대자대비한 관음보살이 고고하게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전방을 똑바로 응시하며 자상한 자태를 띠고 있는 듯하다. 그 앞에서 수 명의 선녀들이 고개를 숙이고 말없이 두 손을 가지런히 하고서 읍하며, 정성스럽고 경건하게 관음보살의 보우를 받고 있는 듯한 모양새다. 부처님에게 자손의 장래를 경건하게 비는 어머니들의 속마음이랄까? 그래서 '장가계여행'은 효도관광으로도 입소문을 타고 있을 것이다.
저기 어딘가에, 전쟁에 패한 황제가 붓을 던져, 붓이 거꾸로 꽂힌 형상의 '어필봉', 매년 봄과 여름이 되면 천풍이 불고 구름이 표류하는 모양이 선녀와 같다는 '선녀산화'도 있을 것이다.
이 기기묘묘한 자연, '사람이 태어나서 장가계에 가보지 않았다면, 100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할 수가 있겠는가?' 장가계의 별명은 '대자연의 미궁', '지구기념물'이라고, 그만큼 오염되지 않은 생태계가 살아 숨쉬는 곳,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의 삶 속에서 수억만 년 과거의 모습을 간직한 이곳의 신비로움을 느껴보는 것도, 인생에 큰 복이라고 생각하였다. 또한 내가 날씨 요정이라도 된 듯, 천운을 누리는 것도 온몸으로 맑디맑은 기운이 퍼지는 듯하다.
'신토불이', 우리 것도 좋은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제주도 등 아름답고 특별한 곳이 많다. 참 살기좋은 '참좋은' 나라다. 여기에 세계의 견문을 보탠다면, 우리나라의 산수비경이 빼어남을 덩달아 자부하게 되리라.
 
눈 아래 절경이 펼쳐졌다고 해서 사람을 홀리는 '미혼대', 넋을 잃을 만큼 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다. '보는 이의 혼을 빼 놓는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고층아파트보다도 높게 우뚝 솟은 기암절벽이, 겹겹이 늘어서 있는 기암절벽은 말로 형용할 수가 없어서, '와~이럴 수가!!' 감탄사만 연발한다. 
'장씨의 마을'이라는 뜻의 '장가계'가 역사에 처음 등장한 때는 BC 200년경,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세운 개국공신 '장량', '토사구팽'이 두려워 산속 깊은 곳으로 숨어들었다고 한다. 이곳은 원래 '청암산'이라 불리었다. '장량'이 은거하며 미개한 부족 '토가족'에게 글을 가르치고, 농사법 등 여러 문물을 알려주었다. 소수민족인 '토가족'은 모두 '장량'을 숭배하여 장씨 성으로 개명하였으며, 장씨 집성촌이라는 뜻의 '장가계', 이에 마을 이름까지 바꾸었다는 지명유래를 지니고 있다. 이후 '장량'은 유방의 군사를 피해 '황석채'의 바위 봉우리에서 무려 49일을 버텼다고 전한다.♣
외부와 격리된 채 살고 있던 '토가족'의 터전인 '장가계'가 세상에 처음 알려진 것은 그로부터 2200 년이 흐른 20여 년 전, 이 지역 출신의 화가가 장가계의 산수를 담은 그림을 발표하면서, 이 지역은 중국정부에 의해 본격적인 관광지로 개발되기 시작, 1982년 중국 최초의 국가삼림공원(국립공원)‘으로 지정, 가장 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부상되었다. '무릉원은 '장가계'의 동일 명칭이다.
 
이렇게 웅장하고 푸른 자연이 보존된 이곳도 과거 3억 년 전에는 망망대해였다고 한다. 그러나 지각변동으로 해저가 육지로 솟아오르고, 오랜 세월에 걸쳐 침수와 지각운동 등, 지금과 같은 협곡과 기암괴석, 층암절벽이 생겨났다.
그 역사의 한 귀퉁이에서 원주민 '토가족' 여인이, 하루종일 촬영대상이 되어주고 있다. 신기하게도, 중국 관광지의 귀찮은 보챔, 이름하여 돈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중국 관광지의 변화한 모습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생각해 보니, 시내 음식점 부근이나 관광지, 버스정류장 등에서도 그런 일은 없었던 같다. 사회주의 체제에서, 관광객을 맞이하는 태도를 가장 중요한 예절로 훈육 받은 결과일까? 훌륭한 문화풍습으로 자리잡아 갔으면 좋겠다.
 
근래에는 이곳이 영화 '아바타'의 배경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봉우리가 바로 그 '건곤주'. 땅에서 하늘을 찌를 듯한 용맹성, 장대함, 명쾌함을 드러낸다.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은 이쯤은 되어야, 무릇 천하공동체의 사랑을 받아 마땅하리라. 신비롭고 환상적인 '판도라 행성'의 모티브, 미래시대의 배경이었지만, 실제로 이곳은 아직 오염되지 않은 생태계가 그대로 보존되고 있어, 과거와 현재가 함께 살아가는 생명의 기운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다.
'건곤주'400~500m나 되는 거대한 돌기둥이며, '아바타'의 영화감독과 디자이너들은 이곳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천상의 기운을 깊이깊이 심호흡, 무한청정, 가슴 시린 공기를 자주자주 흠뻑흠뻑 들이마시기를 거듭하였다. 속세(?)에 내려가면 이 맑아진 심신 전체가 바로바로 더럽혀질 것이 아쉬워, 미리미리 가슴 한가득 이 깨끗한 공기를 많이많이 저장해두고 싶다. 그래서 현재는 현재이니까. 즐기자 즐기자!!! 하지만 지나친 욕심은 장가계터줏대감, 자연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하루 평균 2만 명 이상의 여행객이 다녀가며, 연휴기간에는 하루 관광객이 십만 명에 이른다고 하니, 자연을 고즈넉하게 만끽하고 싶다는 소망은 내려놓는 게 좋으리라.
'장가계'는 매우 넓고, 중국에서 입장료가 비싼 관광지에 드는 만큼, 여행 전에 미리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워낙 넓고 미로(?) 같은 산세, 내 생각에는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여행(맞춤여행)'을 추천, 여행엔 안전과 건강이 제일이다. '건곤주'는 사진촬영 명소, 전망대에서 인파 틈새를 재빨리 파고들기보다, 여유로운 자세로 기다려주는 것도, 오랜 여행자만이 지닐 수 있는 너그러움이다..
 
'금편계''천리상회''수요사문'으로 향하는 셔틀승차장에서 '백룡엘리베이터'를 타면 곧바로 '원가계 풍경구. 엘리베이터는 높이가 335m이며, 해발 1000m에 육박하는 정상에, 2분만에 도착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고 빠른, 엘리베이터다. 그중 153m는 산을 통과하는 수직동굴에, 나머지는 산에 붙여 만든 수직강철구조로 되어있다. 3대의 엘리베이터가 나란히 운행하면서, '산림공원', '금편개', '수요사문'으로부터 '원가계', '오룡계', '천자산'을 연결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전망대가 있다. 건장한 장군이 도열해 있는 것처럼, 늠름한 '48 장군암'이 눈길을 끈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다리 '천하제일교'가 있다. 자연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걸작품, 처음 발견 당시에는 수나라에서 만들어낸 석교로 알려졌을 정도로 정교하다. 1400여 년의 세월 동안 여러 차례의 지각변동과 기후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이 천연 '석교', 300m 높이의 바위 절벽 사이에 너비 2m, 길이 20m의 돌판이 다리처럼 이어져있다고 한다. 사람이 너무 많이 오며가며 한다거나, 세월 탓으로 언젠가 또 달라질지도 모른다. 세계대국이라 그런지 명승지마다 '세계 제일'이란 딱지가 붙어다닌다. 어떻게 저런 절벽에 엘리베이터가 주야장천, 아슬아슬, 고장 하나 없이 안전하게 붙어 있을까? 높이도 아득아득, 생각보다 보기가 흉하다거나 이질감이 느껴지진 않았다. 그 빠른 속도감에 녹아들기도 했으리라.
 
'원가계'는 영화 '아바타'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항상 구름과 안개로 덮여 있어, 공중에 떠있는 느낌을 주는 신비한 풍경을 감상하였다. '원가계''장가계'를 대표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험준하면서도 웅장하고, 기이한 봉우리들이 정말 끝도 없이 펼쳐진다. 영화 '아바타'에 등장하는 할렐루야산의 배경이 여기에 있다. '장가계'의 자연환경은 기기괴괴 암석들과 절벽들, 그 사이에 계곡이 흐르고 있다. 수려한 봉우리와 동굴 이외에도, 인적 드문 지리조건으로 원시상태에 가까운 아열대 환경을 지니고 있다. 영화에서 보았던 신비한 바위가 12만 개나 되며, 삼림이 차지하는 비율이 97% 이상의 원시자생림으로 이루어져 있다.
'미혼대''사람의 혼을 빼 놓은 듯 아름다운 곳'이다. 풍경이 정신을 잃을 만큼 아름답다고 해서 '미혼대'라는 이름이 붙은 봉우리다. '미혼대''원가계'의 일부에 속하며, '원가계' 풍경 중 가장 기묘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저 이름 모를 봉우리들, 자기들에게도 특정 이름을 가진 봉우리들처럼, 이름 하나 지어달라고 한껏 멋지게 뽐내고 있는 듯하다. 
 
'원가계'는 풍경구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가장 늦게 개발한 곳인 만큼 원시림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다. 돌기둥들은 석영사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수만 년간의 침식과 풍화작용으로 만들어졌다. 평균 해발은 1074m라고 한다.
여기는 '공중전원', 토가족 원주민들이 암석봉우리 위에 논밭을 가꾸어 놓은 곳이다. '장가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하늘 위의 논밭, 해발 1000m쯤 되는 봉우리 정상에 600평 정도의 논을 만들어 농사를 짓고 있다. 대여섯 식구가 협동해서 농사를 짓는다는데, 어떻게 올라와서 농사를 짓고 수확물을 걷어가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공중전원'에서 더 내려가면 절벽이 나오고, 그 앞에는 수십 개의 봉우리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다. 여행자의 발길이 정말 뜸해서 잠시 앉아 고요하게 감상하기에도 좋다.
 
도대체 성수기엔 얼마나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올까? 어마어마, 인산인해, 중국의 인구가 생각남을 어쩌랴. 여기는 정부가 관리를 한다는데, 개인 사생활 침해가 좀 있는 듯했다. 케이블카가 일반 개인주택 위를 날아가기도 하기 때문이다. 보상을 받거나, 어쩔 수 없이 내키지 않은 이사도 생각했으리라. 암튼 나는 외국관광객이니까,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며 즐길 수밖에.ㅋㅋ 차창으로 비치는 장엄무궁 경치 앞에 한낱 이런, 남의 나라 사회 정치 운운 하는 것은 비속하기 이를 데 없다고, 정의무쌍한 장군봉들이 내 옆구리를 쿡쿡 찔러, '자연 앞에서는 더욱 겸손해지라'는 일갈을 쏟아내는 것 같다.
 
여행이 내 인생이고, 인생이 곧 여행이다. 우리는 모두 여행자이며, 타인의 신뢰와 환대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여행에서뿐 아니라, '지금, 여기'의 삶도 많은 이들의 도움 덕분에 굴러간다. 낯선 곳에 도착한 이들을 반기고 그들이 와 있는 동안 편안하고 즐겁게 지내다 가도록 안내하는 것, 그것이 이 지구에 잠깐 머물다가, 여행자들이 서로에게 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 특별히 직업을 택일하여, 혼신의 힘을 다해 단체 여행자들과의 일심동체, 일깨워주거나 이끌어주는 훌륭한 '가이드'가 있으며, 더욱이 어디든 여행하고 싶은 곳이 있다면, 누구에게나 그 방향을 보조해주는 '여행기업'들이 있어야 하는 이유다, '좋은 날, 좋은 여행, 참좋은 여행'을 위해서다.
 
2024년 6월 6일(목), 황석채풍경구, 군성사석박물관, 천문산, 천문동, 유리다리, 천문호선쇼 
 
'서유기' 등장인물 '손오공'72 둔갑술에서 따왔다는 '72 기루'이다. '72 개의 괴이한 누각' 즉 가지가지 모양새를 지닌 건물에 속한다는 뜻일 게다. 우리는 낮 동안에 '장가계 풍경구'를 오며가며 버스 안에서만 스쳐 지나갔으나, 밤이 되면 공연도 하고 불빛이 화려하다. ‘토가족의 공연 불빛, 중국은 56 개 민족으로 이루어진 나라다. 그 중 장가계의 소수민족은 토가족’, 길을 가다보면 간판에 토가족전통요리라고 쓰여있는 걸 많이 볼 수 있다. '72 기루'2022년에 문을 연 '신생 야경스팟'이다. '장가계'시 랜드마크인 '천문동'을 본보기로 설계해서, 중간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다. 명,청나라 시대 건축양식이라고 한다.
 
'원가계', '십리화랑', '천하제릴고'에서 나와 천자산'으로 향하는 창문이 없는 '작은 이동수단'을 이용하였다.  '천문산'(해발1518m)으로 올라가는엘리베이터는 2005년에 건설되었다. '장가계'의 대표 여행지로 옛이름은 '숭량산', 삼국시대 263년 절벽이 무너지면서, 바위 산 가운데가, 뚫린 구멍 모양의 '천문동()'이 생겨났다. 이에 팔은 자기쪽으로 굽는다고, 오나라 3대 황제 '손휴'('손권'의 여섯재 아들)가 이를 국가의 좋은 징조로 확대 해석, 서슴지 않고 '천문산'으로 명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문산'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타는 입구에 대기줄이 있었다. '웅범' 님의 기지로 복잡함을 피해, 순서를 바꿔 '황룡동'을 거쳐왔기 때문에 승차하기엔 별문제 없었다. 가이드의 명석한 판단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대놓고 새치기를 하는 사람들은 없었지만, 예전 같으면 하나둘씩 밀고 들어와서 일행이라고 우르르 들어가는 중국 아주머니들을 보아왔던 터라, 조바심을 앞세웠다. 역시 '웅범' 님의 명쾌한 결정으로, 엘리베이터 관리자는 우리들을 아예 단체로 한 줄, '단일민족'으로 인정하여^^일괄 차례차례 현지인보다 먼저 승차시켜주었다.
 
또 하나 특이한 점, 이곳은 어딜 가나 한국어 간판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일본인은 없다. 특히 '장가계' '토가족'은 일본을 원수처럼 상대한다는 말도 들은 적이 있다. 역사의 '인과응보'이리라. 그도 그럴 것이 '장가계'는 관광도시인 만큼, 한국인들이 먹여 살린다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다. 여기서도 저기서도 언제 어디서든 한국말 일색, 지금까지의 '장가계'가 이렇게 크게 발전한 데는 한국인 관광객 덕택이라고들 말한다. 20여 년 전보다는 우리를 대하는 태도가 화악~변화일색이라는 인상도 기분좋게 받아들였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공중이동수단'(케이블카) 차창 밖 뾰족뾰족한 봉우리들조차도 뭉글뭉글 몽실몽실, 두루뭉실, 애교스런 몸짓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20여 년 전 이곳을 방문하였으나, TV, 인터넷, 스마트앱 등 현저히 달라진 모습에 호기심 발동, 이번에 다시 오게된 가장 큰 이유다.♧
 
짧은 시간에 우리를 '천문산' 정상부로 안내해 줄 케이블카는, '장가계 영정구' 도심에서 출발하는, 총길이 7.5km, 세계에서 가장 길다. 아무리 사회주의 국가라고 하지만 어떻게 주택가 위로 케이블카를 통과시킬 수 있을까? 역시 또 우리 '웅범' 님의 유쾌한, 그러나 좀은 우울한 설명, 건설 당시 저들에게 자자손손, 천문산 관광개발 및 운영회사 취업 보장조건으로, 동의를 받아내고 보상금을 지불했다고 한다. 그런대로 완전 독재주의는 아닌 듯아다. 인권이 우선이다. 그런 혜택이 베풀어져서인지, 주택가에선 빨래하는 주부, 청소하는 이, 창문 안에서 배회하는 남자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쳐다보려는 기색도 없다. 아마도 퍽 보고는 싶어도 자존심 관계, 더 강인한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을 것이다. 지고 싶지 않으리라. 그분들의 마음에 깊은 경의를 표하고 싶다.
 
'군성 사석화박물관', '장가계'에서 나고 자란 토가족 화가 이군성의 사석화 작품을 전시해 둔, 그의 아뜰리에다. '사석화'란 모래와 돌을 주재료로 하여 만든 그림이다. 정말 섬세하게 잘 그렸다. 그림에 쓸 색채의 모래재료를 색깔별로 담아 놓은, 길고 높은 유리관 대롱도 있다. 수량이 많은 만큼 모래와 돌의 색갈이 다양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돌과 모래로 그린 그림, 수십 년이 지나도 색채가 바래지 않는다는, 자연소재로 그린 그림으로 그 값어치 또한 대단했다.
 
박물관 3층에는 직접 작가의 그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판매용 작품이 따로 전시되어 있다. 스승과 그 제자들의 작품들이다. 지금까지 보아온 장관들, 또는 앞으로의 일정에 보아야 할 경관들을 차분히 정리해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군성' 화가는 중국 정부는 물론 세계에까지 처음으로, 이런 '장가계'의 천하제일 풍광을 퍼뜨린 장본인이다. '천문산' 관광에 당연히 기대감을 품게 만들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중국 사람 모두가, '장가계' 사랑에 각별함을 느끼게 하는 박물관이다.
 
꼭 방문해야 하는 관광지 '천자산'으로 향하는 케이블카이다. '무릉원(장가계) 풍경구' 서북쪽에 위치해 있으며, 길이는 약 40m, 제일 높은 곳이 해발 1262m이다. 개발이 가장 늦게 된 곳인 만큼 자연의 모습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기이함과 수려함, 야성의 미, 이렇게 삼위일체를 자랑하는 곳이 바로 '천자산 풍경구'라 할 수 있다. 하룡공원', '어필 재봉', '선녀 헌화' 등 웅장한 자연의 풍경을 볼 수 있다. '온가계'(백룡엘리베이터 이용), 5700m의 자연 계곡 '금편계곡'을 지나치며 만날 수도 있다. '금편계곡'은 맑고 깨끗한 시냇물이 계곡을 따라 흐르고 있으며, 그 계곡 사이로 자연의 소리와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귀곡잔도', '귀신이 나오는 골짜기'일까? 2008년도에 만들어진 길로, 절벽에 난 길을 따라 '천문산'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절벽을 따라 만든 아찔한 길로, 난간 아래는 까마득한 절벽이 내려다보여, 심장이 급박동질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귀곡'이라는 이름 그대로, 안개가 자욱할 때면 으스스하면서도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고 한다. 오늘은 하늘이 귀신을 제압하는 날, 아침 저녁 기온차가 있었지만, 해맑은 날씨에 귀신은 감히 얼씬거리지도 못하는 날이었으리라.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의 여행길은 가히 만세, 만세다. 그래서인지 '천문산 유리잔도'를 가볍게 지나쳤다.
이 길엔 간절한 소망을 담은 '리본'(붉은색 헝겊 조각)들이 나뭇가지나 말뚝에 매여있다. 과거에는 돈을 받고 소원을 적어 걸어둘 수 있도록 판매하였으리라. 현재는 누군가 간절한 마음으로 적어 걸었을 소원들만, 빨간 헝겊 조각에 적힌 채 매달려 있다.
 
'귀곡잔도'2008년 절벽 사이의 바위에 구멍을 뚫고 가로막을 꼽아 만들었으며, '귀곡'이라는 이름으로 '귀신이 나오는 으스름한 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BC 4세기 '손자병법'을 쓴 '손자'의 직계 제자 중, 당대 최고의 인재들을 양성했던 '귀곡자'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가 은둔했던, 동굴로 가는 길이라는 의미에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귀곡자'는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의 사상가이며, 귀곡지방에 은둔해서 '귀곡자'라 불린 이름이다. 어쨌든 한자 이름의 해석으로는 '귀신이 사는 골짜기'가 맞음에랴.?? '잔도' 분위기와 난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았을 때는 '귀신만이 다니는 길'임을 감히 인정하고 싶다. '출렁다리'는 입장하지 못하게 막아두었다. 여기가 위험한 지역이라는 증거이리라. 더욱 안전에 온 마음을 기울였다. 조심해서 걸어가고 계단을 오르내리자.
 
365일 중 200일 이상이 흐리고, 비가 내린다는 '장가계', 3대가 덕을 쌓아야 이렇게 맑은 날을 볼 수 있다는데, 쾌청한 날씨 속에 '천문산'의 웅장함을 제대로 만끽한, 트레킹 수준의 일정이었다. 일행분들을 비롯, 주위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 드리고 싶었다. 특히 처남부부와의 동행이야말로 더욱 뜻깊은 여정어었다. '십리화랑', 계곡 양측이 한 폭의 그림과 같은 산으로 둘러싸여, 천연적인 그림전시관(화랑)이라는 뜻에서 '십리화랑', 계곡과 절벽 사이 계단을 힘들게 오르내리면서도, 아름다운 전경은 마음을 사로잡는다. 눈과 마음으로 담는다는 일체감, 온몸으로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통천대도', 하늘로 통하는 큰길이다. 이곳은 말이나 글로 썼다 하면 즉시 '천상', '선녀' '신선', '비경'. '신비'라는 어휘가 줄지어 튀어나옴을 어찌하야.^^ 우리 강릉의 대관령 옛 구비처럼 구불구불, 도청소재지 '춘천'으로 가는 데만 8~9 시간이 걸렸던, 99 개의 굽이가 있는 길이다. 셔틀버스를 타고 천문산에서 시내로 내려가는 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자동차회사가 광고를 찍어 화제가 되었다.
20여 년만에 다시 오니 이곳도 참 많이 변했다. 버스 타고 지나가며, 그냥 저 높이 쳐다보기만 했던 '천문동', 케이블카가 새로 생겼고, 에스컬레이터도, 999개의 계단 건설되었다. '천문동'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상천제'라고 한다. '하늘에 오르는 사닥다리'. 말만 꺼내면 '하늘'이 마구 등장하는, '장가계'는 그야말로 '천상천하'이리라.
 
'천문동'을 오르내리는 방법은, 도보로 999개의 돌계단을 이용하기, 위 사진과 같이 구불구불 휘휘 돌아 셔틀버스로 이동하거나, 도심에서부터 오르는 '공중이동수단'(케이블카), 그리고 이처럼 에스컬레이터로 오르내리는 방법 등 4가지가 있다고 한다. 우리는 '공중이동수단'으로 '천문산' 정상 등정, '귀곡잔도''천문산사'를 지나, '천문동' 아래 광장(뷰포인트)까지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였다.
'천문동' 정상에서 광장까지 내려가는, 총길이 897m애 달하는 에스컬레이터는 모두 12번을 갈아타야 한다. 한 개를 내려가면 짤막한 수평지대에서 2~3보를 걸어 다시 환승하기를 반복하였다. 우리들 생각은 완전 무시하고 철저히 순환하는 AI로봇 같기만 한 기계, 몸을 바쁘게 움직여 철제조각 계단에 몸을 의지해야만 한다는 것,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조심스럽다. 접히는 계단을 내려다보며 잘못 디딜까 조바심 때문이다. 로봇이 바로 이런 것일 것이다. 거의 동굴수준, 반대편 에스컬레이터에는 올라오는 여행객들이 촘촘히 서 있다. 한 방향 기준 시간당 3600 명을 실어 나를 수 있다고 한다. 끝에서 끝까지 '천문동굴'을 바라볼 수 있는 광장까지 이동하는 데 30분 소요, '조지아'에서 지하철을 타느라 길고 긴 강밑 땅속까지 타고 내려가 봤지만, 이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자고로 세계 제일의 명소임에는 틀림없다. 양쪽 벽면에는 '천문산''천뮨동', 그리고 '에어쇼 사진', 방문한 유명인, 토가족 전통문화 광고사진 등이 LED 영상으로 장식되어 있기도 하다. 그림과 사진들을 감상하는 것도, 상상하느라 어느 정도 지루하지는 않았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천연 석회암 동굴 '천문동', ’천문산의 대표 볼거리이며 높이 131.5m, 57m, 깊이 60m의 거대한 동굴이다. 절벽이 무너지면서 만들어진 천연동굴이며 1999'세계에어쇼'에서, 경비행기 4대가 '천문동'을 통과하는 '진기명기'를 펼치면서 세계적으로도 유명세를 떨친 곳이기도 하다. '마치 비룡이 솟구치는 것 같기도 하고, 옥띠가 비스듬히 걸려 있는 것 같기도 하며, 산봉우리가 감싸며 올라가고 있어서 천하제일 도보산책 경관이 아닐 수 없다. '상천제'에 오르면 장관을 이룬 천계의 기상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장가계' 시 당국에서 소개하는 '통천대도''천문동' 소개 글이다. 천연의 순수자연을 세계관광지로 인공개발하여, 그 각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아이러니'^^ 이곳 '천문산' 일대는 '세계자연문화유산'에는 들어있지 않다. '천문산' 아래에는, 오직 중국 정부에서 '국가지질연구단지'라는 표지석을 세워 놓았다.
 
'천문호선쇼', 웅장한 '천문산'을 배경으로 500여 명의 출연진이 등장하는 초대형 뮤지컬, 야외공연장이다.ㅎㅎ 다시 또 등장하지만, ’세계최초로 산을 배경으로 연출, 300여 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디지털 영상장비로 최첨단 다양한 예술요소가 결합된, '장예모(장이머우)' 감독연출의 뮤지컬쇼로, 한 시간 정도 상영된다. 밤이라서 전체적인 공연장 규모를 파악하기엔 부족함이 있지만, 자료를 보니 공연장 좌석이 3050석이나 되며, A석만 1454석으로 관람료가 우리 돈으로 4만원에 가깝다.
 
공연 내용의 주제는 나무꾼과 천 년 묵은 여우의 사랑 이야기로, 여우와 인간의 애틋한 사랑을 연출한 '음악극(뮤지컬)'이다. 웅장한 자연물이라는 무대로 새로운 분위기를 압도하지만, 뒤쪽으로는 1300m 높이의 '찬문산 천문동'이 보이는 천하 절경에 위치하고 있다는데, 밤이라 보이지 않아 좀 아쉬웠다. 사람에게는 겉치레보다는 실속, 그 내부에 쌓이고 쌓여 지니게 된 사람 됨됨이(인성)가 중요하다고 했듯이, 극의 내용과 촬영, 방영기술, 배우의 연기 등 출중한 영상과정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중국은 붉은색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나무꾼과 여우의 사랑 장면은 열정적인 색조를 드러내는 듯하다. 이 거대한 '천문호선쇼'를 연출한 '장예모' 감독은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사람, 1950년생, 1987년의 영화 '붉은 수수밭'으로 입문하여, 2008'베이징올림픽'의 개회식과 폐막식을 주관한 장본인이다. 10만 명의 출연진이 등장했고, 천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에 개최된 제15'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하였으며, '평창올림픽' 폐막식에서는 8분짜리 공연도 연출하였다. 중국은 '8'이란 숫자도 꽤 좋아한다.
 
2024년 6월 7일(금), 장가계대협곡 유리다리, 장가계대협곡 트레킹
 
'장가계 대협곡'은 1시간 반 정도를 걸어다니는 일정이다. 중간엔 '짚라인''썰매타기'를 하는 과정도 있다. 깎아지른 듯한 가파른 경사의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니 조심 천만이다. 자연경관도 동시에 감상해야하니 말이다.
'유리다리'와 'VR감상관', '짚라인', '놀이공원 애서와 같은 '썰매타기'를 계속하며 길게 미끄러져 내려오면, 물길 따라 이어지는 장가계대협곡, '장가계 그랜드캐년'이라 불리기도 하는 산책로(트레킹)다. '장가계풍경구'는 많이 걷기도 하는데, 대부분 공중이동수단(케이블카)으로 정상까지 올라가서, 관광지역을 통과하거나 직접 체험하며 차츰차츰 산아래로 내려오는 방식이다. 시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높이 300m, 길이 430m'장가계대협곡 유리다리', 해발 1400m 절벽의 허리를 연결하였다. 투명 유리로 길을 냈기 때문에 유리 보호용 덧신을 신고 건너가야 한다. 유리 위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덧신 밑창은 마찰이 강한 특수소재로 제작된 듯하다. 고소공포증이 심하다면 일반 산책로를 이용할 수도 있다. '잔도''험한 절벽이나 벼랑에 만든 길'이다. '유리다리'201610월에 완공되었으며, 장당 1톤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바닥 면에는 모두 99개의 판유리를 깔았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환한 유리 아래로 선명히 비치는 오글오글, 아주 작은 점점이 찍은 듯 바위와 소나무들, '오금이 저린다'는 말이 천상천하 '명불허전', 그러나 서로의 믿음, 설마 유리가 내려앉도록 만들어졌으랴!! 철석 같은 상호 믿음으로, 나는 굳건히 발걸음을 옮기려고 무진무진 애를 썼다.~ 반면, 사진 촬영을 위해 유리바닥에 아예 눕거나, 느긋하게 앉아서 사진 촬영을 시도하려는, 지극히 여유로운 사람들이 특히 눈에 잘 띄었다.
 
'유리다리'를 건너기 위해서는 여기서도 덧신을 신고 건너가야 한다. 여성은 빨간색, 남성은 검정색이다. 다리 입구쪽은 폭이 상당히 넓고 중간부분은 폭이 좁은 형태, 저 아래는 협곡 트레킹 코스가 있다. 사진을 보면 다리 높이가 그리 높지 않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300m 이상이 되어 보이면서 아찔하다. '유리다리' 앞에서 덧신을 신을 때는 '저 사람은 무서워할까', '내가 오금이 너무 많이 찌릿거린다면 어떻게 해야하지?', '차마 내가 당당히 건너갈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 반, 두려움 반이었다. 그러나 예상보다는 모두들 안심한 듯, 다리 안으로 들어설 때보다 더 즐거워하는 모습들이다. 강한 믿음의 결과를 분명히 인증해 보이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그래도 그들 중에는 엉거주춤 어쩔 줄 몰라하는 것을, 주위에 있던 동행자나 짝궁이 부축해주어야만 하는 관람객도 있었다. 그래서 정분이 더 깊어졌으면 좋겠다.♥♡
 
'장가계대협곡''유리다리'로 세계에 이름을 알렸으며, '유리다리' 밑에 매달리는 저 '번지점프'가 더 대단해 보인다. 한 번 뛰어내리는 데에도 경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중국은 자연에 인공을 더해 관광자원을 누리고 있다. 그렇지만 워낙 웅대한 자연에, 자그마한 칼자국처럼 느껴지는 탓인지, 자연보호 개념이 오히려 낯설다. 물론 자연보호는 끊임없이 유지되어야만 하는 것이 원칙이다.
'유리다리' 430m를 걸어서 건너면, 열기구 풍선에 올라 3D VR 안경을 쓰고, '대협곡'을 내려다보는 체험극장이 있다. 대부분 항공촬영 영상을 실감나게 조망할 수 있는 장소다.
 
지금은 빗낱이 약간 뿌리는 날씨, 저 아래 우리가 버스로 도착했던 장소까지 되돌아가려면 이 '짚라인'을 이용해야만 한다. 공중에서 도르래를 타고 몇 초만 견디고 내달리면, 불현듯 '돌썰매' 타고 내달리는 장소가 또 기다리고 있다. 부대자루를 엉덩이에 둘러 매고 대리석으로 된 미끄럼틀(슬라이드)을 내려가면 된다. 여기서도 에스컬레이터 승강장처럼 몇 번을 일어섰다가, 몇 걸음 나아가 다시 눌러앉아 내달려야 한다. 자세를 뒤로 잘 제끼기만 한다면 신나게 내려갈 수 있다. 제동은 발뒤꿈치나 발가락쪽을 썰매 옆 벽면을 긁어대듯 힘주어 대고 있으면 금방 속도가 줄어든다. 모든 생활이 다 그렇겠지만, 만약 두 번째로 탈 수만 있다면 그 요령을 더욱 잘 발휘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자연 속을 걷는 일이란, 오감을 충족시키는 총체적 경험이다. 숲에서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샘물을 맛보고, 풀밭에 눕거나 비탈길을 오르기 위해 손으로 바위나 땅을 짚으면서 우리의 시각, 후각뿐 아니라 촉각, 청각, 미각도 자극된다. 마음을 조율하려면 쉬어가는 시간도 필요하다. 잠시 신경을 끄는 시간, 복잡한 문제나 막연한 걱정을 내려놓고 놓아버리는 시간 말이다. 바쁜 일상에서는 이런 시간을 소홀히 여기기 쉽다.
'틱낫한'이 '우리는 멈춤의 기술, 즉 휴식의 기술을 배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듯, 잠시 분주한 생활에서 물러나 홀로 성찰하는 시간은, 마치 호흡처럼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삶의 구성요소다.
'대협곡'의 가는 빗소리, 물소리, '새소리' 사이로, 저 싱싱한 안개 물기 머금은 무명 식물의 숨소리조차 들리는 순간이다. 아내와 함께 걸음은 무진무진 가벼워졌다.
 
유리다리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유람선의 모습들도 보이고, 우리 일행은 이곳에서 유람선을 타는 것이 아니라, 대협곡을 따라 한 시간 정도를 걸었다. 대협곡의 길이는 3.5km 나무산책길, 높이는 400m, 게다가 걷는 길 도중에는 몇 개의 폭포가 있어, 경치를 보며 걷기 좋은 길이다. 멋스러운 풍경을 감상하면서 대협곡 나무판자길(데크)를 따라 걸었다.
어느 시인은 '사람은 길 위에서 자란다'고 하였다. 사람은 걸으면서 성장하고 생각하며, 걸으면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걷는다는 것은 잠시 동안, 혹은 오랫동안 자신의 몸으로 사는 것이다걷기는 세계를 느끼는 관능에로의 초대이다. 걷는다는 것은 세계를 온전하게 경험하는 것이다. 이때 경험의 주도권은 인간에게 돌아온다.' 어느 세계철학자의 '걷기예찬'에서 본 글귀다.
 
걷는 것, 그 필요성을 점점 잊으면서 살아가는 현대인, 걷기가 우리 몸과 마음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인류는 꾾임없이 행북을 추구하며 살아왔다. 고대부터 인류는 끊임없이 늙지 않기 위해 해왔었던 수많은 방법이 있었고, 마음의 감기인 정신적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 갖가지 노력도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세월이 갈수록, 과학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이 이런 부분에 취약해지는 원인을 찾다보면 어쩌면 노화와 질병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유목생활에서 정착생활로 바뀌면서, 인간은 자연과는 물론이고 자기 자신과도 단절되기 시작하였다. 쉽게 말해 걷지 않고 정착함으로써 자연과의 소통이 멀어지고, 심지어 자신과의 대화도 줄어든 것이다. 특히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장소를 옮길 때 자동차를 이용하고, 서서 이동할 때도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정착생활이 시작되면서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즉 인간은 걷는 것, 그 필요성을 점점 잊으며 살고 있다. 걷는 것보다 좋은 약은 없다. 좋은 약보다 좋은 음식이 낫고, 좋은 음식보다는 걷기가 더 낫다. 의사나 체육인, 연예인들까지도, TV에서, 신문에서, 잡지에서, 아예 광고에까지 등장해 걷기를 역설한다.  
 '걷기의 철학'의 저자 '크리스토프 라무르'는, '걷기와 생각하기는 밀접하게 연관된 두 행위다. 걷기는 사유를 용이하게 할 뿐만 아니라, 활발하게 한다. 걸음은 여행의 공간 뿐 아니라 명상의 공간까지도 연다'라고 하였다. 걷는 것은 그 자체로서 명상이자 창조적인 활동이다. 걷는다는 것은 자신의 길을 되돌아가는 것이고, 가장 우아하게 시간을 잃는 것이다. 아무 할 일 없이 앉아 있기보다는 차라리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걷는 것을 택하는 게 더 낫다. 요즘 들어 '치유 산책', '몰입 걷기' 등의 이름으로 정신적 치유를 돕는 많은 활동들이 걷기와 함께 그 흐름을 맞추고 있다. 걷기는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데 그치지 않고, 굳었던 마음의 틀을 부드럽게 하는, 운동의 명약이다.
인생에 몇 번 있을까 말까한 '장가계대협곡'을 걷는다. 걷기의 본질적인 특징은 일상을 잠시 멈출 수 있다는 점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목적지향적 활동으로 우리를 꼼짝 못하게 하고, 종종 우리의 생각과 감각마저도 잠식해버리는 일상 말이다. 잠시 시간을 내 공원이나 산책로를 걷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기계와 같은 삶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오늘은 아름다운 자연의 위대한 모습과 그 장대함, 그리고 벼랑 끝에 만들어 놓은 '잔도''다리', 그런 절벽 위에 건축한 사찰을 보며, 인간의 위대함에 거듭거듭 놀라움과 감탄을 한꺼번에 발사한 하루였다. 또한 많이 걸은 날이기도하다. '걷기는 삶의 풍경을 선물한다. 걸을 때만이라도 자신의 몸으로 산다는 건 매력적이고 관능적인 경험이 된다. 그러면 서서히 걸으면서 행복이 차오르는 것도 느끼게 된다. 걷는다는 것은 세상 밖으로 외출하는 경험과 비슷하다. 단순히 몸의 외출이기도 하지만, 생각과 느낌의 외출이기도 하다. 늘 정해진 좌표나 경로가 아니라, 정해지지 않은 길이나 장소를 다녀보는 것은 특별함을 선사한다. 작은 동물들을 보기도 하고, 비온 뒤에 솟아난 버섯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가 있다. 그리고 소나무나 전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를 들이마시며 숨다운 숨을 쉬는 것도 좋았다. 갈증 뒤에 물을 마시는 것은 청량음료 이상의 수분만족을 준다.'
'걷기의 철학' 내용과 똑같이, ’장가계 대협곡을 걸으면서 동시에 경험하였다.
우리는 다른 생물처럼 평생을 거쳐 변화한다. 가치관, 타인과의 관계, 욕구와 기호 등 모든 것이 변하기에, 오래 기분좋게 살기를 원한다면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즉 배워야 한다. 삶은 계속적인 적응의 과정이며, 이는 우리가 우리 안팎의 변화애 부응하는 동시에 자기의 중심을 지킬 때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
 
2024년 6월 8일(토), 보봉호 유람선관광
 
'보봉호'는 반인공, 반자연의 호수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대기줄은 없었다. 이곳은 소수민족 '토가족' 거주지로서, 유람선이 약 40여 분 동안 물 흐르듯 움직이면, 물 위에 떠 있는 작은 섬 같은 초가집에서 원주민 여자가 나와 잠깐 노래를 불러주고 손을 흔들어준다. 우리의 여행에 안전과 복을 비는 내용일 것이다. 또 얼마쯤 가서는 이번엔 남자 가수가 노래를 불러주었다. 우리의 이곳 유람선 관광 입장료가, 소수 민족들의 삶에 유익한 경비로 되돌려 쓰이기를 기원하였다.
'대자연' 속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는 '명상'은 우리를 더 선하고, 더 온화하고, 더 인간적이며, 더 공감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 모두가 더욱 더 좋은 사람으로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괴테'는 '친구여, 우리보다 더 나아지고 싶다면 길을 떠나게.'라고 하였다. 걷기에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없다. 인간이 매일 하는 가장 기본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단순하고 쉬운데, 꾸준히 지속하면 효과가 어느 운동 못지않다. 게다가 걷기를 잘해야 다른 종목으로 쉽게 나아간다. 우리가 하는 운동은 죄다 걷기의 변형이다. 빨리 걸으면 '달리기', 산을 걸어 올라가면 '등산', 물 위에서 걷는 게 '수영', 자전거는 발판(페달)을 밟으며 걷는 셈이다.
걷기는 인간의 모든 의미있는 행위를 상징하는 은유다. 내 인생을 당당히 걸어가거나 상대편의 마음 속으로 조심스레 걸어 들어간다. 혼자 걸으면 산책이고, 여럿이 걸으면 행진이다. 때로는 과거로만 걸어 들어가고, 가멸차게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도 한다. 살길을 찾아 걷기도 하고, 힘없는 다리를 질질 끌며 걸어가기도 한다. 이렇게 다채로운 인간의 의지를 상징하는 동사가 또 있을까?
 
'토가족' 가수의 노래가 끝나자, 이윽고 유람선 사공 분(남자)이 우리 한국 관광객들에게 노래를 주문하였다. 재미로나마 일부러 웃지도 않고 강제성(?)을 보여주려는 표정이 오히려 웃음을 자아냈다. 한국인 단체여행 두 팀, 그 외는 중국 현지인들로 보였다. 사공도 신분이 있는지라 중국인에게는 노래를 시키지 않았다. 늘 들었던 노래를 또 들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기는, 우리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사공의 지적으로 앞쪽에 앉아있던 한국인 남자, 분위기가 좀 살아나지 않는 옛노래(트롯)를 부른 뒤, 우리 팀에선 아내가 씩씩하게 나가서 중국 가수 등려군, 영화주제곡이기도 한 '첨밀밀''월량대표아적심, 썩 어울리는 몸짓과 함께 연달아 불렀다. 배에 동승한 중국 관광객은 물론, 특히 중국 소녀들이 열광하며 비명을 질러댈 정도로 인기 급폭발, 옆 좌석에 앉은 우리 일행분이 귀엽게 잘 불렀다고 말해줘서 고마웠다. 배에서 내려 셔틀버스정류장으로 돌아오는 선박회사 운행버스 안에서 아까 그 소녀들이, 공교롭게도 아내와 옆좌석에 앉아 서로 대화를 시도하고 좋아하였다. 어느 누구와도, 비록 처음 만났을지라도 스스럼없이, 몸짓을 빌려서라도 소통을 즐기는 그녀다.♬
'음악'이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음의 높낮이, 박자 등과 같은 일정한 법칙과 형식을 통해 소리로 나타내는 예술이다. 우리는 노래의 가사, 즉 노랫말을 통해 즐거움과 위로를 얻기도 하고, 노랫말을 몰라도 혹은 노랫말이 없어도 음악은 선율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즐거움을 돋운다.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 사람들이 한국가요를 좋아하는 것처럼, 언어와 인종에 상관없이 모두가 감동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것이 '음악'이다. 작가가 문학작품을 통해 독자와 소통하는 것처럼, 음악가는 음악작품을 통해 청중과 소통한다. '베토벤'처럼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을 곡으로 쓰기도 하고, 그림이나 문학작품을 소재로 곡을 만들기도 한다. 저마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아름답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청중은 노랫말에 공감하기도 하고, 즐겁고, 슬프고, 안타까운 감정을 표현한 아름다운 선율에 감동하기도 하며 음악을 즐긴다.♬#
 
'보봉호'에는 특이한 생명체가 있는데, '애기고기'라는 명칭이다. 이 물고기는 야행성으로 밤에 나와 울면서 그 움직임을 알린다. 그 울음소리가 아기 울음소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수명이 100 년을 장수하는 물고기, 이 물고기를 먹으면 오래 살 수 있다고 믿어, 일부 귀족들이 많이 찾는다는 소문, 크기는 최고 40kg에 달하는 것도 있으며, 생김새는 도룡뇽과 비슷, 다리가 4, 발가락이 앞 8, 10개로 파충류에서 진화한 물고기과다. 지금은 2급 보호종으로 자연생은 잡을 수 없고 양식산이 식용이라고, 여행안내자료에서 읽었다. '보봉호'가 원래는 '애기고기' 양식장이었다고도 한다.♣♥
 
아내는 내 손을 잡고 여행하기를 좋아한다. 내가 교실에서 학생들과 있는 시간이 가장 편안하듯이 나도 아내와 함께 있는 시간을 소중히 생각한다. 내 사랑하는 두 아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그렇거니와, 아내 곁에 있으면 나는 평화로움 그 자체다. 내가 초지일관 잡념 없이 건강한 정신으로, 교과수업을 열정적으로 잘 해낸 것도 아내의 소박하고 확실한 가치관 덕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여행 도중에도 아내는 내 팔을 끼고, 쉴새없이 귀엽도록 재잘거린다. 이 세상 어디를 가든 아내와 나에게는 그곳에 알맞은 언어와 대화가 있고, 때 묻지 않은 미소가 있으며, 마음의 문을 여는 눈맞춤이 있다. 일상을 벗어나 자연을 벗하며 마음을 벗는 일이 여간한 즐거움이 아니다. 우리가 이렇게 마음의 풍요를 누리는 것도 알고보면 다 남들 덕택이라고 말하는 아내는, 이젠 베푸는 삶을 실천하고 마음 비우기 열심히 해서, 나쁜 생각일랑은 버려야하지 않겠느냐는 충고도 잊지않는다. 마음을 비워야 채울 것이 많아져서 더욱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아내의 지론이다.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치는 일만이 내가 베풀 수 있는 가장 큰 일이라고 아내는 역설했었다. 그녀의 앙증맞은 작은 손이 내 손 안에서 따사롭기 그지없다. 퇴직 뒤에도 변함없이 나는, 아내를 향해 고마워하는 마음을 매일매일 새롭게 깨달아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다. 누가 뭐라든 어떻게 보든, 나에게는 오직 나에게 걸맞은 인생이 있기 때문이다.
'우한''비엔나호텔'에서 이번 여행을 돌이켜보고, 마무리하면서 정리한 '단상'이었다.♡♧
 
'우한'으로 가는 길, 길거리에 의자 몇 개 놓고 보자기와 가위를 들고 서 있는 사람을 볼 수 있다. 동남아 등 여러 나라에도 이런 '거리의 이발소'가 보인다.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정겨운 모습이다. 물건을 파는 사람들 한켠에 터를 잡았다. 면도를 하거나, 이발을 하는 사람, 여성 고객도 있다. 예전 TV에서나 볼 만한 장면들을 직접 만났다. 음식점으로 치면 거리의 자그마한 포장마차에 속한다. 나도 어렸을 때는 뒷산 넘어 이웃집 아저씨께 가서, 형제들, 친구들과 같이 끼리끼리 모여 머리를 깎았다.
버스로 '장가계'에서 '우한'까지는 휴게소 두 번 정도 들르는 등, 여유있게 잡아 7~8 시간 정도 걸린다. 안전운행이 중요하니까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여행이란, 집을 벗어나면 모두 여행이다. 먼저 이동이 필요하고, 경치를 구경하고, 맛있는 음식 먹고, 차 한 잔의 이야기, 쇼핑도 하고, 편안한 잠자리 등 해외여행은 비행기로 장거리 이동이 필요하다. 관광은 평소에는 보지 못한 경치를 보며, 세상에 이런 곳도 있구나 하며 감탄한다. 맛집을 찾아 현지 음식을 맛보는 즐거움도 크다. 여행지에서의 이동은 현지의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봐야 제대로 여행하는 재미가 있다. 과거의 여행은 얼마나 많은 지역을 찍고 오느냐를 기준으로 여행의 목적으로 삼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은 그런 방문보다, 편안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다시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 의미가 점점 커지고 있다.
새로운 사람, 음식, 풍경, 잠자리, 예측 불가한 사건들, 심지어 맛이 없는 음식이나 불편한 잠자리조차 새롭고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행은 재미있다.'고도 할 수 있다.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 전에 겪은 경험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완벽하게 낯선 타인으로부터 거부당하지 않는 것, 매일 아침 처음 그대로의 모습으로 청소하여, 나의 흔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숙소도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 생각해 보면 '여행'이란 그런 것이었다.
인생은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것들을 요구한다. 열심히 성실하고 올바른 마음으로, 정성을 다한다면 맡은 일에 익숙해지게도 된다. 힘든 일상에서 자신을 버티게 해주는 것은 여행이다. 그런 여정에 동반자가 있다면 이보다 더한 금상첨화가 또 있으랴.♣♥ 
 
내일(6월 9일, 일요일)은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장가계 공항'으로 출발, KE138편 12시 15분 이륙, '인천공항'에 14시경 도착 귀국예정이다.  
 
참좋은여행사중국팀을 담당하시는 분깨 고마운 마음으로 인사 올립니다. 맞춤법 등 교정해야 할 내용이 있어서, ‘여행후기글을 다시 올렸습니다. 늘 배려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팀장님의 발전과 회사의 번창을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