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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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여행 이야기

묻지도 따지지도, 포르투갈 여행

구분/지역 : 패키지 > 유럽

작성일 : 2024.02.28 작성자 : 최** 조회수 : 1848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포르투갈~
3월부터 시작되는 연간 계획이 구정이 되어서야 확정되는 바람에
느닷없이 여행을 준비하게 되었다
구정 끝나는 13일에 포르투갈 예약을 하고 15일에 출발하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떠난 포르투갈 여행을 정리해 본다
 
유럽의 최서단 땅끝마을, 카보 다 로카 Cabo da Roca
우리에게 땅끝마을 '해남'이 있다면 포르투갈엔 호카곶이라고 불리는 카보다 로카가 최서단 끝에 위치하고 있다
유럽의 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포르투갈이 살아남기 위한 여정은 아마도 대서양을 바라보는 막막함과 같지 않았을까?
나는 그들이 어떻게 대항해의 시대를 개척했는지 이 곳 최서단의 끝에 서서 비로소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벨렝 탑
마뉴엘 1세에 의해 1515년 테주강에 세워진 탑으로 원래는 외국선박들의 출입과
통관업무를 맡아보던 곳이었는데 대항해 때 왕이 선원들을 배웅하기도 했으며
스페인 점령 당시에는 감옥으로 지금은 박물관으로 이용되는
파란만장한 역사를 안고 있는 곳이다
옛 영화를 노래하는 듯 거리악사의 바이올린 멜로디가 아련하게 들린다
 
발견 탑
항해의 왕자였던 엔리케 왕자가 세상을 떠난지 500년이 되던 1960년에 세워진
높이 52m의 기념탑이다
그들은 대항해의 시대라 표현하지만 식민지로 살았던 나라들은 그 시기를 무어라 표현할까?
 
제로니무스 수도원
1498년 바스코 다 가마(Vasco da Gama)가 인도항을 개척함으로써 비단과 향신료가 포르투갈에 들어오게 되자
마누엘 1세가 그의 부를 상징하기 위해 짓기 시작한 수도원
수도원 안 성당에는 인도를 개척(?)했던 항해자 바스코 다 가마와
시인 루이스 바스 데 카몽스의 석묘가 자리하고 있다.
바스코 다 가마의 석묘에 밧줄을 쥔 손을 조각해 놓은 기둥이 있는데
이것을 만지면 항해를 무사히 마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조각은 사람들의 손길로 빛이 나고 있다.  
포르투갈의 건축물에는 항해를 상징하는 밧줄을 부조한 것이 유독 눈에 많이 띈다.
 
원조 에그타르트
맛집에 별로 관심 없지만 한박스(6개)에 8.5유로 가격으로
200년의 역사를 음미해 할 수 있다는 건 돈의 문제가 아니다 
수도원 신부복 등에 달걀 흰자를 사용하고 남은 노른자를 소비하고자
고안하게 됐다는 이야기가 맞는 걸까 의구심이 들 정도로 맛있다
 
리스본, 로시우 광장
어려서부터 예술을 생활 속에서 체험하는 아이들의 감성은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까?
 
에보라, 로마 신전, 로마 수도교
높은 권위 위에 서면 그늘진 곳은 안 보이는 걸까?
그늘이 신전을 덮고있다
 
해골 예배당, 프란시스쿠 성당
종교의 영적 가치보다 세속의 물적 숭배가 팽배하던 시절
인간의 삶은 유한하다는 명제를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히랄두 광장
에보라의 모든 길은 지랄두(Giraldo) 광장으로 통한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광장 
우리에겐 광장이 드물다. 땅이 좁기도 하지만 사람 모이는 게 무섭다는 반증이다 
 
알부페이라 Albufeira
사랑은 어디에서나 피어난다
 
알부페이라 Albufeira 해변
알부페이라 해변의 파도는 동 트기 전 은밀히 다가와 해변에 이르러 심장을 급습한다.
잔잔하기만 하던 바다는 응어리진 한을 한 숨에 토해내곤 뒤돌아섰다가 다시 울컥 토해낸다.
동트는 포르투갈의 알부페이라 해변은 이렇듯 자객처럼 새벽으로 스며든다. 
 
베나길 Benagil 동굴
배를 타고 해안선을 따라 30분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인데
이날따라  파도가 거칠어 동굴 진입이 허용되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
 
영국과 스페인, 포르투갈 애증의 산물, 샤그레스 성벽 
샤그레스 성벽은 해안 절벽에 있는 견고한 요새다.
노부부는 바다를 보며 무슨 이야기를 주고 받을까
 
노예무역 중심지, 라고스
광장 동상 앞에선 소년이 사진 찍는 내게 익살스레 윙크를 보내고 있다
 
왕비에게 바친 마을, 오비두스 Obidos
입구 쪽은 울림이 좋아 버스킹 하는 사람들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한다
 
나자레 Nazare 해변과 수베르코 전망대
이탈리아 아말피 해변을 살짝 닮은 곳이다
가이드가 종교와 어우러진 수탉의 전설에 대해 알려준다
역사에서 다큐로 가더니 결말은 SF가 되고 마는 전설 따라 삼만리다
그래서인가, 대문이나 지붕에 수탉을 장식해 놓는 집이 눈에 많이  띈다
 
코임브라 대학교
거리에서 연주를 하고 있는 코임브라 대학생들.
헤리포터의 마법사  학교 교복이 코임브라 교복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70년대 우리 영화 단골 메뉴였던 대학생과 호스티스와의 이루지 못한 사랑 이야기가
코임브라 대학가에도 애절한 파두와 여인의 초상으로 남아있다
 
파티마 Fatima 대성당
1917년 세명의 목동 앞에 현신한 마리아의 이야기가 신빙성을 얻어 1928년에 지은 대성당 
세계 삼대 성모 발현지로 성지순례 필수 방문지이다.
 
포르투갈 전통음악, 파두
우리나라로 치면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 같은 급이다.  
파두의 여왕 아말리아 로드리게스만큼은 아니지만
그 뒤를 잇는 후계자 양성을 위해 학교와 학원이 성시를 이룬다고 한다
포르투갈하면 3F다. 즉, 파두 Fado, 축구 Football, 파티마 Fatima(종교)
 
토마르, 그리스도 수도원
장엄하다, 숭고하다,
감히 숨 쉬기조차 죄송할 따름이다
 
성 요한 성당
 
마테우스 로제 와인 탄생지, 마테우스 성(저택)
로제와인을 재배하여 부자가 되었다는 이곳은 아직도 후손들이 거주하고 있다
 
봉 제수스 성당
브라가가 내려다 보이는 이스피뉴 산 비탈에 위치한 그리스도교 유적지로
신흥개신교에 대한 카톨릭 교회의 대응과 개혁을 보여주는 곳으로 약 600년에 걸쳐 재건된 유적이다.
봉 제수스 두 몬테 Bom Jesus do Monte는 '산에 계신 우리 좋은 예수님'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기마랑이스 성
포르투갈 최초의 성이다
전형적인 중세의 성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포트 와이너리 'CALEM'
CALEM 와이너리 홍보 담당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통역을 준비하는 김현주 현지 가이드
똑부러진 목소리에 해박한 역사지식과 정제된 나레이션으로 역사를 재미나게 들려준다
 
볼사 궁전 앞 동상
우리는 이 곳에서 아쉽게도 6박9일간의 포르투갈 여정을 끝내며
마지막으로 이스탄불의 야경을 관람하고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아마도 여행은 설렘으로 시작해 감동으로 막을 내리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그 감동이 식기 전 우리는 또다른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심한 일정과 완벽한 가이드를 위한 두 분 조장은 인솔자님과 김현주 가이드님의
세심하고 따뜻한 열정 덕분에 함께 한 스물세 명의 팀원은 행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서로에게 불편할 수 있었음에도 이해와 배려로 감싸 안아준 모든 분들 덕분에
'참 좋은 여행'이 되었다 
일기예보에는 여행 내내 비구름이 드리워져 있어 우산을 꼭 챙겨다녔는데
온화하고 맑은 날만 계속 되었었던 걸로 미루어 분명,
우리 가운데 '날씨요정' 있기 때문이라는 가당찮은 믿음마저 생기게 되었다
다음엔 세계 어느 곳에선가 또 만나뵙길 기대하며 이만 글을 마친다
 
* PS : 그런데 왜 하필 칙칙하게 흑백사진이냐고 묻는 분들이 계시다.
         과거는, 추억은 색이 바래져 흑백으로 남는다는 것이 제 나름의 생각이고,
         정 그렇게 진짜 모습이 궁금하다면
         설렘이 가시기 전에 직접 가셔서 확인하시길 권해드린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