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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박 9일 서유럽 신혼여행, 나 서유럽 좋아하네...♥ (feat. 김영광 가이드님)

구분/지역 : 패키지 > 유럽

작성일 : 2023.05.27 작성자 : 예** 조회수 : 2513

7박 9일 서유럽 신혼여행, 나 서유럽 좋아하네...♥ (feat. 김영광 가이드님)
 
 
저희는 5월 13일에 결혼한 따끈따끈한 신혼부부예요.
이번 서유럽 패키지는 결혼식이 끝난 후 다녀온 허니문이었어요.
 
보통 허니문으론 하와이, 몰디브, 칸쿤 등 휴양지로 많이 떠나는데
저희 둘이 워낙 뽈뽈뽈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고 둘 다 서유럽을 가본 적이 없어 이 패키지로 결정했었어요.
 
자유여행이 아닌 패키지로 신혼여행을 선택한 이유는 결혼 준비하느라 여유가 전혀 없었거든요.
신혼여행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따라다니고 싶었습니다....ㅎㅎ
 
서론이 너무 길었죠?
 
이번 일정은 이탈리아 4일, 스위스 1일, 프랑스 2일.
총 7박 9일 일정이었어요.
나라별로 소개해드릴게요 ㅎㅎ
 
 
 
[탈리]
가장 첫 번째 여행 나라이자 여행지는 이탈리아 바티칸 박물관이었어요.
우와... 줄이 얼마나 긴지... 순간 ‘나 여행 잘못 왔나’ 싶은 생각을 했어요...
줄을 거의 3시간 섰었는데 생각보다는 시간이 금방 갔어요.
 
이탈리아 현지 가이드님께서 줄 서 있는 동안 작품 설명을 해주셨는데 그 내용도 듣고 젤라또도 사 먹고 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가더라고요.
 
 
내부에 들어가니 기다렸던 시간이 무색해졌어요.
 
바티칸 박물관은 세계에서 가장 큰 박물관 중 하나라고 해요.
내부엔 라파엘로의 아테네학당,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천지창조 등이 있었는데 늘 그림으로만 보던 것들을 직접 눈으로 보니 웅장함에 압도되더라고요.
 
고개를 들어 천지창조를 보는데 잠깐 보는 그 순간에도 목이 뻐근해지더라고요.
미켈란젤로는 4년 5개월 동안 어떻게 그 그림을 그렸을까요?
말로 다 못 할 한 사람의 재능, 노력, 희생이 들어간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졌어요. 
 
 
트레비 분수에 가선 젤라또도 먹고 동전도 던졌어요.
저는 이번 여행으로 처음 알았는데 트레비 분수에 던지는 동전 개수에 따라 의미가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내용이 살짝 다 다르긴 하던데 제가 들은 내용은 아래와 같아요.
 
1번 – 로마에 다시 오게 된다.
2번 – 운명의 상대를 만난다.
3번 – 영생을 산다.
 
저는 1번만 던졌어요.
운명의 상대는 이미 만났고, 영생을 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깐요ㅎㅎ
무엇보다 로마를 다시 오고 싶어서 그랬어요. 꼭 다시 올 수 있게 해주세요!
 
 
이탈리아 마지막 날엔 베니스를 갔었어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 ‘산 마르코 광장’도 보고 운하를 사이로 감옥을 잇는 ‘탄식의 다리’도 봤어요.
베니스는 제가 상상했던 곳 보다 훨씬 컸어요.
어떻게 만든 건지 저는 감히 상상도 안 되더라고요....
 
베니스에선 곤돌라를 타지 않아 자유시간이 꽤 있었어요.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보니 유리 공예제품과 가면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베니스에선 매년 1, 2월쯤 가면 축제가 열린다고 해요.
 
이탈리아 최대 축제이자 세계 10대 축제에 속한다고 하더라고요.
 
 
비록... 가면 축제는 끝났지만, 가면이 예뻐 5유로 주고 사서 저도 써보았습니다.
혼자 쓰고 다니니 좀 민망하긴 하더라고요^^;;
다음에 베니스에 오게 된다면 축제날에 맞춰와야겠어요ㅎㅎ
 
사실 이탈리아에 대한 큰 기대는 없었는데 여행이 끝나고 가니 가장 기억 남는 곳은 이탈리아였어요.
여행이 끝나고 제 버킷리스트에는 ‘이탈리아에서 살아보기’가 추가되었답니다.
볼거리도 많고 물가도 적당하고 발길을 딛는 곳마다 영화 세트장 같은 것이 버킷리스트에 추가될 이유로 충분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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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스위스로 넘어가는 날엔 무려 새벽 4시부터 일어나 준비했습니다.
이탈리아를 떠나야 하는 아쉬움도 컸지만 새로운 유럽을 만난다는 생각에 아침에 일어나는 게 조금은 덜 힘들더라고요.
 
스위스는 두 가지로 유명하잖아요?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여행지, 살인적인 물가!
 
 
스위스로 넘어가는 중에 휴게소를 들렸는데 이탈리아에서 못 보던 과자가 있더라고요.
스위스 국민 비스킷이라고 불리는 ‘캄블리’였는데 이 비스킷과 카푸치노를 사 먹는데 얼마나 망설여지던지....
이탈리아보다 3배는 비쌌던 거 같아요.
 
하지만 저희는 지금 돈보단 시간, 추억이 더 중요했기에 하나 사 먹어 보았답니다.
비싸서 맛있는 건지.... 다행이 맛은 있더라ㅎ
 
 
역시 대자연!!
높다란 산과 깨끗한 공기.
제가 상상했던 스위스가 눈앞에 펼쳐졌었어요.
5월 중순이라 그런지 인터라켄은 그리 춥진 않더라고요.
 
 
백패킹 하는 부부, 가족과 다 같이 자전거를 타는 모습.
사실 이런 모습들이 저희 부부가 꿈꾸는 가정이에요.
 
지금은 그렇게 살진 못하지만, 마음속으론 늘 꿈꾸고 있어요.
꿈꾸다 보면 제가 작은 로망을 가지고 프랑스에 갔던 것처럼 이 꿈도 이뤄질 날이 오겠죠?ㅎㅎ
 
 
융프라우는 기차⇒케이블카⇒기차를 타고 올라갔어요.
가는 내내 자연이 펼쳐졌는데 몇 분 단위로 바뀌는 계절이 바뀌는 풍경이 예술이더라고요.
 
우리나라 소 다수는 짙은 갈색을 띠고 있는데 여기 소는 흰색과 황토색이 얼룩덜룩 섞여 있더라고요?
이렇게 우리나라와 스위스를 다른 점을 비교해서 보다 보니 스위스 집, 가축들 보는 재미도 솔솔 했어요.
 
 
융프라우 도착!!
 
아까 밑에서 분명 반팔을 입고 있었는데 위엔 눈이 내리고 있네요.
강한 바람에 눈에 옷도 다 젖고 머리도 엉망이었는데 아이처럼 깔깔대며 스위스 국기 있는 곳 까지 올라가 기념사진을 남기고 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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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결혼을 준비하면서 결혼식, 드레스, 프로포즈 큰 로망이 없었거든요...?
근데 딱 하나 소박하게 품고 있던 게 사랑하는 사람과 에펠탑을 보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어요.
 
에펠탑은 낮과 밤 다른 매력으로 멋지더라고요.
에펠탑을 한없이 바라보는데 작은 로망을 이뤘다는 벅참과 또 언제 올 수 있을까, 또 올 수 있는 그날이 너무 늦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사랑하는 사람과 세느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에펠탑이 반짝이는 파리 야경을 감상하는 건 상상만 해도 로맨틱하지 않나요?
파리로 신혼여행을 와야 하는 이유입니다 ㅎㅎㅎ
 
 
다행히 파리에 있는 이틀간 날씨가 아주 좋았어요.
파리는 365일 중 200일이 흐리다고 하는데 어쩜 이틀 모두 날씨가 이렇게 좋은 건지 날씨 요정이 도왔네요.
 
날씨가 너무 좋았던 나머지 저의 구 남친이자 현 남편은 이탈리아에서 쇼핑한 반바지와 반팔을 꺼내 입었고 저는 현지인과 동화되어 잔디 위에 살짝 누워 봤답니다ㅎㅎ
 
 
루브르 박물관에 갔을 땐 제가 꽤 흥분했던 거 같아요.
예술에도 여러 분야가 있지만 저는 그 중에선 미술에 관심이 꽤 있는 편이거든요.
‘그 유명한 모나리자를 내 눈으로 본다니, 거장들의 작품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볼거야’
이런 생각으로 가이드님을 졸졸 따라다녔던 거 같아요.
프랑스 현지 가이드님께서 설명을 너무 잘해주셔서 배로 알찬 시간이 됐었어요.
 
 
 
※ 마지막으로....
여행의 꽃은 가이드라고 하잖아요?
저희 팀에는 김영광 가이드님이 배정됐어요.
사실 전 패키지 여행이 처음이라 가이드의 존재를 ‘목적지까지 안내해주고 여행 명소를 설명해주는 역할을 한다’ 정도로 생각했어요.
 
근데 생각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하시더라고요.
괜히 여행의 꽃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었어요.
 
먼저 이번 여행에 몇 번의 위기(?)가 있었는데요.
첫 번째는 프랑스 철도 파업이었어요.
저희는 이른 아침부터 스위스를 벗어나 떼제베를 타러 갔는데 아니 이게 웬걸 출발 시간이 돼도 감감무소식인 거에요.
가이드님이 발 빠르게 알아본 결과 며칠 전부터 철도 파업에 들어가 운행을 안 한다고 했어요.
가이드님은 고민하시더니 일단 어떻게든 프랑스로 가는 게 중요하니 완행 기차라도 타고 가자고 하셨어요.
완행 기차는 3~4시간 타야 하고 떼제베를 못 탄 다른 사람들도 있어 아주 정신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런 와중에 가이드님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약간의 위트를 섞어가며 저희의 떨어진 사기를 올려 주셨어요.
결론적으로 늦게나마 파리에 잘 도착했는데 철도 파업으로 파리에 오지 않은 사람이 많았던지 에펠탑 전망대를 거의 프리패스로 들어갈 수 있었답니다.
프랑스 현지 가이드님 말로는 에펠탑 전망대는 기본 1시간은 기다려야 한다고.....!
이건 위기를 기회로 극복한 한 가지 썰이었어요ㅎㅎ
 
또, 두 번째는 프랑스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기사님께서 실수로 운전석 옆쪽 문을 꽉 닫지 않아 우회전하다 캐리어가 도로에 우르르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었어요.
가이드님은 상황 발생 즉시 밖으로 나가 뒤 화물차 기사에게 양해를 부탁한 다음 캐리어를 다시 짐칸에 싣고 혹시나 놓친 캐리어가 있을까 거의 도로에 엎드려 뒤차 아래까지 살펴보시더라고요.
빠르게 상황을 해결하곤 돌아와서 아무도 질책하지 않고 위트로 진정한 여행객의 캐리어는 좀 흠이 있어야 한다, 만약 캐리어가 너무 상했으면 스티커를 사주겠다고 위트 있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김영광 가이드님은 관광과를 나와 지금 가이드를 한 지 20년이 넘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가이드님 체구는 작지만... 그 속에 다양한 경험으로 가득하신 분인 거 같았어요.
여행 내내 많은 말을 들을 수 있었는데 이번 여행으로 저에게 가이드라는 직업이 재조명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좋은 가이드님을 만나 더욱 알찬 여행이 되었기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ㅎㅎ
서유럽 패키지에 오래 남아주세요~~~ㅎㅎ